시작하며
대만 남부 끝자락에 자리한 컨딩은 조용한 자연 풍경과 바다가 어우러진 휴양지다. 화려한 도심보다는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이번 일정은 가오슝을 출발점으로 삼아, 컨딩에서 1박 2일 동안 머물며 다양한 명소와 맛집, 체험을 경험한 기록이다.
실제로 이번 여행은 대만 남부의 매력을 가까이서 느끼며 쉬어가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했고, 스쿠터로 해안 도로를 달리며 감성적인 순간들을 차곡차곡 담아올 수 있었다. 해가 지는 바다 풍경, 따뜻한 현지 음식, 동물들과의 교감까지, 짧지만 꽉 찬 시간이었다.
전체 경로는 아래와 같았다.
- 가오슝 좌잉역
- 컨딩 버스터미널
- 중식 맛집 ‘珍饌庭園餐廳’
- 젤라또 카페 ‘Chito’
- 숙소 ‘Kenting Star Patio Inn’
- 전동 스쿠터 대여소 ‘Hartford Motorcycle Rental’
- Sail Rock
- Eluanbi Park
- 카페 LUMI
- Longpan Park
- Kenting Night Market
- 헝춘 카피바라 생태공원
1. 가오슝에서 컨딩까지 가는 방법
컨딩은 기차 노선이 닿지 않는 지역이라, 대부분 가오슝 좌잉역(Zuoying Station)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버스는 하루 종일 자주 운행되며, 좌석도 넉넉해 장거리 이동임에도 불편함이 거의 없다.
현장 매표는 물론 교통카드를 이용한 탑승도 가능하고, 일부 카드로는 요금 할인이 적용된다. 이동 시간은 보통 2~3시간 정도 소요되며, 중간 정차 없이 쾌속으로 운행돼 예정보다 빠르게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버스는 컨딩 중심가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며, 숙소와 식당, 편의시설이 몰려 있는 지역에 내려주기 때문에 여행 동선이 매우 효율적이다.
출발지 | 도착지 | 수단 | 소요 시간 | 비고 |
---|---|---|---|---|
가오슝 좌잉역 | 컨딩 메인 거리 | 고속버스 | 약 2~3시간 | 교통카드 이용 시 요금 할인 가능 |
좌잉역 근처는 큰 역이라서 편의점, 음식점도 많고, 출발 전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거나 음료를 살 수 있어 버스를 타기 전에 잠깐 쉬어가기에도 좋다. 버스를 타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컨딩에 도착하게 된다.
도착하자마자 컨딩의 맑고 따뜻한 바람이 반겨주었다. 이번 여행, 제대로 잘 왔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이었다.
2. 컨딩 중심가에서 머문 가성비 숙소
컨딩에 도착한 직후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이번 여행의 숙소였다. 버스에서 내린 뒤 도보로 3분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었고, 덕분에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할 필요 없이 바로 체크인이 가능했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Kenting Star Patio Inn’이라는 이름의 숙소로,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위치가 아주 뛰어났다. 메인 거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시끄럽지 않았고, 바닷가까지도 걸어서 5~7분 정도면 닿을 수 있었다.
방 크기는 약 6평 정도로, 둘이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발코니가 있어 바람을 쐬기 좋았고,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샤워실과 화장실도 쾌적했고, TV, 냉장고, 에어컨, 와이파이 등 기본적인 편의 시설도 전부 갖춰져 있었다.
다만 엘리베이터가 없어 캐리어를 직접 들고 올라가야 한다는 점은 미리 감안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다행히 2층 객실을 배정받아 큰 불편은 없었다.
항목 | 세부 내용 |
---|---|
숙소명 | Kenting Star Patio Inn |
1박 요금 | 약 37,000원 |
위치 | 컨딩 버스터미널 맞은편 |
객실 크기 | 약 6평 |
편의시설 | 발코니, 에어컨, TV, 냉장고, 와이파이, 욕실 |
단점 | 엘리베이터 없음 |
특징 | 위치 우수, 가성비 좋음 |
체크인을 마친 후엔 곧장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사실 이 식당은 예전 여행에서도 한 번 들렀던 곳이라, 다시 찾을 수 있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3. 현지인도 찾는 중식당과 감성 디저트 카페
점심을 먹기 위해 향한 곳은 ‘珍饌庭園餐廳’, 외관은 소박하지만 음식의 퀄리티만큼은 꽤 괜찮은 중식당이다. 직원들도 친절했고, 메뉴판에는 사진과 함께 영어가 병기되어 있어 주문이 어렵지 않았다.
이곳의 음식은 대체로 양이 넉넉한 편이고, 현지 스타일 그대로 조리되어 있어 로컬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특히 함께 간 일행이 예전에 방문하고도 계속 기억에 남았다며 추천할 정도로 인상 깊었던 곳이다.
- 달콤한 소스의 돼지고기 요리: 탕수육 느낌이 나는 요리로, 소스가 잘 스며들어 고기가 부드럽고 입에 착 감겼다. 바삭함보다는 촉촉한 스타일.
- 가지볶음: 살짝 얼얼한 향신료 풍미가 있는 가지요리였는데, 밥 위에 올려 먹으면 환상의 조합. 마파두부와 비슷한 느낌이 살짝 돌았다.
- 볶음밥: 닭고기나 돼지고기가 함께 들어간 고소한 볶음밥. 단독으로도 훌륭하지만 다른 요리와 함께 곁들이면 훨씬 맛이 살아났다.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아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았고, 3가지 메뉴를 함께 나눠 먹기 딱 좋았다. 포만감도 있었고, 맛도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근처 디저트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했다. 찾아간 곳은 바닷가 근처에 있는 감성 카페 ‘Chito’, 이름만큼이나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젤라또 전문점이었다.
내부는 핑크톤의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고, 좌석 수도 여유로워서 잠시 쉬어가기 딱 좋았다. 창밖으로는 흐린 날씨 속에서도 여전히 푸른 바다가 보였고, 분위기가 참 좋았다.
- 피스타치오 젤라또: 고소하고 달지 않아 입안이 깔끔한 느낌. 부드럽고 밀도 높은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 얼그레이 밀크티 젤라또: 은은한 홍차 향이 입안에 퍼지다가 마지막에 강하게 올라오는 스타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향을 좋아한다면 추천할 만했다.
디저트까지 마치고 나니 어느덧 체크인 시간이 되어, 숙소로 돌아가 본격적인 오후 일정 준비를 시작했다.
4. 스쿠터로 달리는 해안길, 컨딩의 진짜 매력을 느끼다
컨딩의 명소들은 서로 거리가 조금씩 떨어져 있어서,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도 전동 스쿠터를 대여했다. 우리가 빌린 곳은 ‘Hartford Motorcycle Rental Shop’이라는 렌탈 전문점으로, 메인 스트리트 근처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여권을 맡기고 간단한 설명만 들으면 바로 대여가 가능했고, 전기식이라 처음 타보는 사람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시동을 걸고 도로에 나서자마자, 바다 냄새가 실려오는 따뜻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컨딩의 해안 도로는 차가 많지 않고 길도 넓어 스쿠터를 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속도감은 크지 않아도, 풍경과 바람, 그리고 자유로움이 주는 만족감은 상당했다.
- Sail Rock: 큰 바위가 바닷가에 우뚝 서 있는 독특한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멀리서 보면 사람 옆모습처럼 생겼는데, 누군가는 닉슨 전 대통령 얼굴 같다고도 한다.
- 어란비 공원 (Eluanbi Park): 공원 초입부터 야자수가 늘어선 길이 이어지고, 하얀 등대가 공원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넓은 잔디밭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좋았고, 바다를 등지고 서 있는 등대의 모습은 꽤 인상 깊었다.
- LUMI 감성 카페: 지난 여행 때 들르지 못해 아쉬웠던 곳인데, 이번에 겨우 방문했다. 비록 내부에서 머물 수는 없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했지만, 아기자기한 외관과 바다와 어울리는 디자인 덕분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 롱판 공원 (Longpan Park): 컨딩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소.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을 마주보며 바람을 맞는 기분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감동을 준다. 바람이 매우 강해서 조심해야 하지만, 데크를 따라 걷는 시간은 정말 값졌다.
이렇게 하루 동안 주요 스팟을 모두 둘러봤고, 스쿠터로 이동했기 때문에 동선도 효율적이었다. 적당히 피곤해질 즈음, 해가 슬슬 저물고 있었다.
5. 컨딩의 밤은 야시장에서 완성된다
하루의 마지막은 역시 야시장이다. 컨딩 야시장은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메인 스트리트 한쪽에 자리하고 있어서 숙소에서 걸어서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초저녁이 되자 슬슬 노점들이 하나둘 불을 켜기 시작했고, 거리에는 고소한 향이 떠돌았다. 우리는 간단하게 몇 가지 음식만 골라 먹으며 분위기를 즐기기로 했다.
- 동파육 바오: 푹 익힌 돼지고기를 찐빵 사이에 넣은 대만식 바오 번. 육즙이 많고 간도 적당해서 처음 먹어보는 조합이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 닭꼬치: 숯불에 구운 닭꼬치에 달콤한 간장소스를 바른 메뉴로, 군데군데 탄듯한 표면이 오히려 고소한 맛을 더해줬다.
- 타로튀김: 바삭한 식감 속에 은은한 단맛이 살아 있어 디저트처럼 마무리하기에 좋았다.
- 과일주스: 현장에서 착즙한 오렌지 주스를 마셨는데, 시원하고 깔끔한 맛 덕분에 입안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보다는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이 강했고, 현지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이 좋았다. 먹고 싶은 음식 하나씩 손에 들고, 천천히 걸으며 밤공기를 마시다 보니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6. 둘째 날 아침, 가볍고 든든하게
컨딩에서의 마지막 아침은 숙소 근처 로컬 식당에서 간단한 브런치로 시작했다. 여느 관광지와 달리, 컨딩은 일찍 문을 여는 가게가 많아서 아침부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에 좋았다.
우리가 찾은 곳은 주로 현지인이 이용하는 간이 식당이었고, 가격도 부담 없고 메뉴도 익숙했다.
- 딴삥: 얇은 밀전병 같은 피 안에 햄과 계란이 들어간 대만식 아침 메뉴.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조합이 꽤 훌륭했다.
- 샌드위치: 달콤한 땅콩버터가 살짝 발려 있고, 그 안에 치즈, 계란, 햄이 들어간 간단한 구성. 단맛과 짠맛이 잘 어우러졌다.
- 따뜻한 두유: 두유는 대만 아침식사의 단골 메뉴답게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메뉴 구성은 단출했지만, 맛과 가격 모두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을 편하게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7. 카피바라와의 만남, 헝춘 생태공원 체험
식사를 마치고 짐을 정리한 후, 컨딩에서 20분 거리인 헝춘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특별한 체험이 가능한 장소가 있었는데, 바로 카피바라 생태공원이었다.
이곳은 단순히 구경만 하는 동물원이 아니라, 카피바라와 함께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사전에 클룩을 통해 예약해둔 덕분에 수월하게 입장할 수 있었고, 현장에서 간단한 안내를 받고 수영 체험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항목 | 설명 |
---|---|
위치 | 대만 핑둥 카운티 헝춘 타운십 Houwan Road 60번지 |
입장권 | 온라인 사전 예약 (클룩 등) 가능 |
운영 방식 | 먹이주기 + 수영 체험 가능 |
주의사항 | 수영 시간 예약 필수, 여권 지참 |
구글 지도 | 카피바라 생태공원 위치 보기 |
공원은 크진 않았지만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다양한 동물들과 가까이에서 교감할 수 있어 재미가 있었다. 특히 카피바라는 예상보다 훨씬 사람을 잘 따랐고, 먹이를 줄 때마다 다가오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수영장 안에서는 카피바라가 직접 사람 다리에 몸을 기대거나, 물속에서 다이빙을 하기도 했다. 이런 체험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이번 여행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남았다.
마치며
짧지만 알찼던 1박 2일의 컨딩 여행은 여운이 꽤 오래 남았다. 대만 남부의 따뜻한 바람과 조용한 풍경, 그리고 현지스러운 일상이 어우러졌던 여정이었다.
가오슝에서 접근성이 좋은 덕분에 당일치기나 짧은 일정에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었고, 적당한 거리와 다양한 볼거리, 그리고 여유로운 분위기까지 갖춰져 있어 다음 여행에도 또 들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특히 이번 일정은 스쿠터로 이동하면서 효율적인 동선을 짰고, 맛집, 카페, 자연 풍경, 야시장, 동물 체험까지 모두 담아내며 정말 다양한 테마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었다.
조금은 느긋하게, 그리고 조금은 특별하게 대만을 만나고 싶다면, 컨딩은 분명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것이다.
대만남부여행#컨딩1박2일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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