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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숙소

남원 스위트호텔 솔직 후기|가족여행 숙소, 계곡 수영장까지 완비된 곳

by 김춘옥 TV 2025. 4. 16.

시작하며

가족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민은 '어디서 묵을까?'라는 질문이다. 특히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함께 움직이는 대가족 여행이라면, 숙소 하나를 고르는 데도 신중해야 한다. 여기에 수영장이 있었으면 좋겠고, 자연도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바로 전라북도 남원에 위치한 스위트호텔이다. 수영장, 계곡, 관광지, 넓은 숙소까지 고루 갖춘 이 호텔은 단순한 하룻밤 숙소를 넘어서 하나의 종합 여행지처럼 느껴졌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가족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곳이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1. 오래된 목조역에서 시작하는 하루

남원 여행의 시작은 조금 특별했다. 남원 시내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조용한 마을에는 서도역이라는 폐역이 하나 있다. 운영이 중단된 지 오래지만, 역사는 여전히 남아 있고, 낡은 목조건물이 오히려 운치를 더한다.

이곳은 과거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 사용된 적도 있어, 철길 위를 걷다 보면 마치 어떤 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햇살이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스며들고, 그 사이로 조용히 놓인 철도는 사진 찍기에도 정말 좋은 장소다.

한쪽 벤치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쉬는 것만으로도 남원이라는 도시가 가진 여유로움이 전해진다. 혼잡한 관광지보다 이런 한적한 장소에서의 시작이 훨씬 좋았다.

 

2. 남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냉면

이날 점심은 냉면으로 정했다. 남원에 오면 꼭 들러야 한다는 냉면 전문 식당이 있는데, ‘본가면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은 3월부터 9월까지만 운영되는 계절 식당이다. 입소문 덕분인지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대표 메뉴는 섞어냉면. 편육과 홍어가 함께 나오는 이 냉면은, 맑고 고소한 육수와 살짝 감도는 산미가 여름에 특히 잘 어울렸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특히 이곳은 숟가락 없이 육수를 그대로 마시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뜨거운 육수를 따로 받아 시원한 면과 함께 곁들이는 식사 방식은 처음이었지만,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부담 없이 한 그릇 비우고 나니 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3. 이야기로 꾸며진 테마공원

냉면으로 배를 채운 후엔 춘향테마파크를 찾았다. 이름 그대로 춘향전의 이야기를 테마로 구성한 공원인데, 단순히 어린이 놀이터처럼 꾸며진 게 아니라 스토리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전시형 공간에 가깝다.

입장료는 3,000원인데 지역화폐로 1,000원을 돌려주기 때문에 실질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 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난 '만남의 장', 사랑을 맹세한 '맹약의 장', 그리고 헤어짐과 재회까지 이어지는 구역이 단계별로 나뉘어 있다.

공원은 크게 다섯 개 구역으로 나뉘며, 중간에 위치한 단심정이라는 정자에 오르면 남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비록 테마파크 내부에 놀이기구는 없지만, 산책하며 사진 찍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이야기 중심이라 아이들도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4. 스위트호텔 남원, 가족을 위한 독채 숙소

이날 묵었던 숙소는 남원 스위트호텔의 빌라동이었다. 본관과는 조금 떨어진 별채 형태로, 마치 전원주택처럼 독립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체리동’은 최대 6인까지 수용 가능한 복층형 구조로, 대가족이나 삼대 가족 여행에 잘 맞는다.

체크인을 마치고 들어서면,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했다. 1층에는 온돌방과 넓은 거실, 부엌이 있었고 2층에는 킹사이즈 침대가 놓인 침실과 욕조가 딸린 욕실까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거실에서 바로 이어지는 테라스 공간이었다.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전동식 그늘막, 넓은 잔디밭, 아이들을 위한 모래 놀이 공간까지 갖추고 있어, 별도로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쉴 수 있는 구조였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잔디밭은 여러 객실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 공간이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를 위해 커튼을 꼭 닫고 외출하는 것이 좋다.

 

 

5. 광한루, 해 질 무렵에 걷기 좋은 누각

남원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관광지 중 하나는 단연 광한루원이다. 조선시대 대표 누각 중 하나로, 넓은 연못과 정자, 오작교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입장료는 4,000원이지만, 지역화폐를 돌려받거나 다른 관광지 티켓을 제시하면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저녁 6시 이후엔 입장과 주차가 모두 무료라는 점도 여행자들에게 반가운 정보였다.

광한루원 안을 천천히 걸으면, ‘완월정’이라는 정자와 대형 잉어들이 헤엄치는 연못, 사진 명소인 ‘오작교’ 등이 이어진다. 특히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이 광한루와 어우러지는 순간은 정말 아름답다. 운이 좋다면 빛이 수면에 반사되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은 사진 찍는 데도 좋은 장소라,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사진을 주고받으며 이야기 나누기에도 편안한 분위기였다.

 

 

6. 신촌매운탕, 포장해도 맛있는 닭볶음탕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선택한 저녁 메뉴는 닭볶음탕. 신촌매운탕이라는 식당은 이름과 다르게 닭볶음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이하게도 식당 내부는 전통 한옥처럼 각 방으로 나뉘어 있어,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피곤해서 자리에 앉기보다는 포장을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훨씬 만족스러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노을을 보고, 조용한 숙소에서 밥을 먹으니 그 자체로 여행의 여운이 느껴졌다.

닭볶음탕은 국물이 아주 진했고, 닭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특히 함께 나온 얼갈이김치가 정말 맛있었다. 매장에서 먹었으면 아마도 리필을 몇 번이나 요청했을 것 같을 정도로 감칠맛이 났다.

맥주 한 캔과 함께 즐긴 저녁은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작고 확실한 행복 중 하나였다.

 

7. 층간소음 걱정 없는 밤, 자유로운 시간

숙소로 돌아온 후엔 본격적으로 쉬는 시간이 시작됐다. 이곳이 독채형 빌라라는 점 덕분에, 밤늦게까지 자유롭게 활동해도 층간소음 걱정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아이들은 닌텐도 게임을 하며 뛰어놀고, 어른들은 와인을 한잔하며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거실도 넓고, 각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서 각자 하고 싶은 활동을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거실 한쪽에 마련된 소파와 블루투스 스피커는 음악을 틀고 분위기를 조성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늦은 밤에는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와 시원한 바람은 호텔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편안했다.

 

8. 조식과 산책, 여유로운 아침

다음 날 아침엔 호텔 본관 1층에 있는 조식당으로 향했다. 사전 예약을 하면 1인당 25,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뷔페 형식으로 운영된다. 한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샐러드와 빵류, 과일, 디저트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메뉴 수는 많았지만, 맛 자체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의외로 핫초코였다. 커피 머신에서 나오는 핫초코는 진하고 따뜻해서 마지막에 빵 한 조각을 더 집게 만들었다. 디저트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조식을 마친 뒤에는 호텔 주변 산책로를 걸었다. 나무로 둘러싸인 산책길은 공기도 맑고 조경도 아름다워 아침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았다. 바쁜 일정 없이 조용히 걸으며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는 이 시간이 특히 좋았다.

 

9. 가든풀에서의 물놀이

체크아웃 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호텔 뒤쪽에 있는 가든풀이었다. 예전에는 튜브를 띄운 간이 수영장이었지만, 지금은 정식 수영장으로 탈바꿈한 상태였다.

  • 성인 1인 30,000원
  • 소인 1인 20,000원
  • 36개월 미만 무료
  • 타월 제공 및 라커룸 완비
  • 입·퇴장 자유로운 운영 방식

시설 자체는 깔끔했고, 사진 찍기 좋은 인스타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었다. 다만 수영장 뒤쪽의 기계음이 약간 큰 편이라 예민한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물장구를 치며 한참을 놀았다.

이곳은 체크아웃 후에도 다시 입장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간을 여유롭게 잡으면 하루 종일도 즐길 수 있다.

 

 

10. 구룡계곡, 마지막 힐링 스폿

마지막 코스는 호텔 앞쪽에 있는 구룡계곡이었다. 계단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물가가 나오고, 징검다리도 놓여 있어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 좋다.

물은 맑고 차가웠고,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자연석 사이사이에는 이끼가 많아 미끄러움 주의는 필수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라, 마치 리조트 내의 전용 계곡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다같이 웃고 이야기 나누며 여유롭게 여행을 마무리했다. 대가족 여행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이번 남원 스위트호텔 여행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일정이었다.

 

마치며

단지 잠만 자는 숙소가 아니라,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은 곳. 남원 스위트호텔은 그런 여행지였다. 가족끼리 조용히 쉴 수 있는 독채 숙소, 아이들을 위한 잔디밭과 수영장, 근처 관광지까지 모두 근거리로 연결돼 있어 효율적인 일정도 가능했다.

무엇보다 여행 중에 중요한 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다시 남원을 찾게 된다면, 아마 이 숙소는 또다시 1순위로 고려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