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얼마 전, 전남 목포에 잠깐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그 지역에서 유독 돈까스로 유명하다는 곳이 눈에 띄었다. ‘오돈 3호광장’이라는 이름의 식당인데, 단순히 맛있다는 수준이 아니라, 양이 엄청나기로 입소문을 탄 곳이다. SNS나 블로그 후기에서 접시를 가득 채운 어마어마한 크기의 돈까스를 보고 '저걸 진짜 먹을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겼다. 직접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 바로 예약하고 방문하게 됐다.
1. 목포에서도 알아주는 대왕돈까스 맛집
이 가게가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돈까스가 커서만은 아니다. 일단 첫인상부터 남다르다. 메뉴판은 따로 없고, 벽에 붙어 있는 간단한 안내문과 네이버 검색을 통해 가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메뉴는 다음과 같다.
- 대왕돈까스 15,000원
- 매운파 돈까스 12,500원
가격만 보면 일반적인 돈까스 전문점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음식이 나오고 나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진다. ‘대왕’이라는 이름이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 접시에 담겨 나온 돈까스 크기가 거의 피자 라지 사이즈와 비슷했다. 보통 남성 손바닥 두 개 정도만 돼도 크다고 느끼는데, 여긴 그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2. 무조건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
이 집은 예약 없이는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아침 9시부터 전화나 현장 방문으로 예약을 받아야만 테이블을 잡을 수 있다. 시간 맞춰 예약하지 않으면 허탕을 칠 가능성이 높고, 예약 없이 그냥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입장 전에는 위생을 위해 손을 꼭 씻어야 하고, 셀프바를 이용하는 손님들도 많아서 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기본적인 예절과 규칙은 지켜야 모두가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3. 셀프바의 구성과 반찬 퀄리티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반찬 셀프바였다. 스프, 샐러드, 피클, 김치, 깍두기, 후르츠 칵테일까지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었고, 하나하나 상태가 깔끔했다. 특히 김치와 깍두기는 직접 담근 듯한 맛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흔한 중국산 김치가 아니라 전라도 특유의 깊고 진한 김치맛이 일품이었다.
스프는 오뚜기 느낌이 강한 고전적인 콘스프였는데, 오히려 이런 익숙한 맛이 식욕을 더 자극해 줬다. 샐러드는 키위 드레싱이 뿌려져 있었고, 상큼한 맛 덕분에 느끼함을 잡는 데 도움이 됐다.
4. 본격적인 대왕돈까스 도전기
돈까스가 등장하자마자 주변 테이블에서 다들 시선을 돌렸다. 접시 하나를 꽉 채운 거대한 돈까스를 처음 봤을 땐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크기만 큰 게 아니라 고기 두께도 상당하고, 겉은 얇은 듯한데 속으로 갈수록 점점 두꺼워지는 구조였다. 진짜 도전 과제가 따로 없었다.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튀김은 바삭하게 잘 튀겨져 있고, 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잡내가 없었다. 은은하게 카레 향이 퍼지는데, 아마 튀김옷에 카레가루를 살짝 넣은 듯했다. 먹는 동안 느끼함이 덜했고, 처음 한입 먹었을 때 “어? 맛있는데?”라는 반응이 절로 나왔다.
5. 매운파 돈까스는 단골들이 더 선호
같이 주문한 매운파 돈까스는 대왕돈까스보다 조금 작은 크기지만 양은 여전히 넉넉했다. 이 메뉴는 단골들이 자주 찾는 메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 파절이에 매운 소스가 더해져서 입안 가득 자극적인 맛이 퍼졌다. 돈까스의 고소함과 매운 파의 알싸함이 생각보다 잘 어울렸고, 튀김과의 조화도 꽤 괜찮았다.
다만 매운맛이 꽤 강한 편이라 매운 음식에 약한 사람은 조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6. 양이 양이 아니다… 체력전 그 자체
대왕돈까스를 앞에 두고 처음에는 “한 번 도전해볼 만하겠다” 싶었지만, 먹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초반에는 잘 들어가다가도 중간쯤부터는 점점 고기의 두께가 느껴지면서 포만감이 확 밀려왔다. 특히 속으로 들어갈수록 고기가 두꺼워지기 때문에 체감상 양은 더 많게 느껴졌다.
혼자 다 먹는 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최소 2명 이상은 있어야 도전해볼 만하다. 실제로 사장님 말로는 2개월에 한 명 정도만 혼자서 완식에 성공한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던 날도 주변에 한두 팀 정도만 절반 이상 먹고 포장해 가는 모습이 보였다.
참고로 남은 음식은 깔끔하게 포장 가능하니까 무리하지 말고, 편하게 먹고 남은 건 가져가는 걸 추천한다.
7. 돈까스와 탄산의 궁합은 역시 최고
느끼한 음식엔 탄산이 빠질 수 없다. 나도 결국 중간에 나랑드 사이다 한 병을 꺼냈다. 이 집이 나랑드 사이다와 협업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었는데, 실제로 같이 마셔보니 느끼함이 확 잡히면서 돈까스를 계속 먹을 수 있게 도와줬다.
무설탕이라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탄산이 강한 편이라 만족스러웠고, 매운파 돈까스와도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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