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여행 중 잠시 들러 간단히 식사하는 곳이 바로 ‘휴게소’다. 하지만 경북 영덕군의 ‘칠보산 휴게소 한식뷔페’는 그런 평범한 이미지에서 벗어난다. 이곳은 바다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어 풍경이 좋을 뿐 아니라, 무려 12,000원에 자연산 회무침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뷔페 식당이다. 가격만 들어도 눈길이 가는 이 뷔페는, 실제로 어떤 구성과 품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직접 방문해보고, 음식 구성과 맛, 분위기 등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봤다.
1. 일반 휴게소와 다른 분위기
보통 휴게소라고 하면 고속도로 한복판에 있고, 푸드코트에서 우동이나 돈까스를 빠르게 먹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국도변에 자리 잡고 있어, 보다 한적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다. 건물 자체는 단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뷔페 전문 식당 한 곳만 운영되고 있다.
입구에서 결제를 한 뒤 들어서면 여러 개의 테이블이 놓인 식당 홀이 나오고, 안쪽에는 셀프로 음식을 담을 수 있는 뷔페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 덕분에 식사를 하면서도 동해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이곳만의 매력이다.
2. 회무침 중심의 구성, 맛은 어떨까?
이 뷔페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자연산 회무침’이다. 양식이 아니라 동해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회가 넉넉히 들어가 있고, 채소와 양념이 어우러져 맛도 깔끔하다. 겉보기엔 평범한 무침 같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비린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신선함이 살아 있다.
초장은 시판 제품 같지 않은 맛이었는데, 일반적인 초장보다 훨씬 순하고 부드럽다. 새콤한 맛이 너무 강하지 않아서 회의 본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을 더해준다. 직접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요즘엔 기성품도 워낙 잘 나와서 단정짓기는 어렵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간이 적당하고, 회무침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운 한 접시가 완성된다.
회는 부위에 따라 식감이 조금씩 다르다. 어떤 부분은 살이 연하지만, 일부 부위에는 뼈가 있어 조금씩 나눠 먹는 게 좋다. 뼈째 썬 횟감이라 입안에서 억세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연산 생선을 이 정도 퀄리티로 무제한 제공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3. 다른 반찬들도 한식 느낌 가득
뷔페라는 이름답게 회무침 외에도 다양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나물 반찬만 해도 6~7종 이상이 있었고, 불고기, 탕수육, 콩고기, 어묵 등 단백질 반찬도 골고루 갖춰져 있었다. 특히 방건조 가자미찜은 이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반찬으로, 기름기가 적당히 배어 있어 밥반찬으로 손색이 없었다.
육개장도 빠지지 않는 구성이다. 맵지 않으면서도 안에 건더기가 실하고, 국물 맛도 과하지 않아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짜거나 느끼하지 않게 조리된 반찬들이 대부분이라, 전체적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구성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음식 옆에 메뉴명이 따로 적혀 있지 않아 음식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콩고기를 치킨너겟으로 착각하거나, 어묵을 닭튀김으로 오해할 수 있다. 호기심은 생기지만, 식사를 하면서는 불편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4. 가성비로 본다면 어떨까?
가격만 보면 한 끼 12,000원이라는 게 요즘 물가에서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회무침이 중심이고, 그것도 자연산 생선으로 구성된 메뉴라는 걸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회는 일반 식당에서 단품으로 시켜도 기본 15,000원에서 20,000원은 족히 넘기 때문에, 뷔페 형식으로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
게다가 밥, 국, 반찬까지 곁들여진 구성이라면, 단순히 회무침만 먹는 식당과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 맛과 양을 기준으로 본다면, 확실히 ‘가성비 좋은 식당’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다만, 회에 있는 가시나 뼈가 입에 남을 수 있다는 점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평소 뼈 있는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미리 알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5. 이런 분들에게 잘 맞는다
이 식당은 생선과 나물을 중심으로 한 한식 뷔페다 보니, 고기 위주의 식사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아래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 회무침을 좋아하고, 다양한 생선요리에 익숙한 사람
- 짜거나 기름진 음식보다 담백한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
- 여행 중에 지역색 있는 식사를 찾고 있는 사람
- 조용하고 덜 붐비는 식사 공간을 선호하는 사람
단체 관광객보다는 소규모 가족이나 커플, 혹은 현지 주민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대형 뷔페처럼 정신없는 분위기는 아니다. 식사 중간에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도, 밥맛을 더 좋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6. 방문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정보
이곳은 경북 영덕군 병곡면 동해대로 7767번지에 위치해 있다.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따라 내려오는 동해안 코스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 강릉이나 포항에서 이동하는 중에 들르기 적당하다. 네비게이션에서는 ‘칠보산 휴게소 한식뷔페’로 검색하면 정확히 나온다.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다. 아침식사도 가능하고, 저녁 늦게까지 운영되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시간 맞추기에도 부담이 없다. 다만, 주말에는 지역 주민들 외에도 외지 관광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점심시간대에는 다소 붐빌 수 있다. 한가하게 식사하고 싶다면 평일 점심 이후 시간이 가장 좋다.
주차장은 휴게소답게 넉넉한 편이며, 실내도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반찬이 떨어지면 바로바로 리필되기 때문에 음식 품질에 대한 걱정도 크지 않다. 한 번 먹고 끝내기 아쉬워 여러 번 담으러 가는 손님도 많았다.
마치며
칠보산 휴게소 한식뷔페는 단순한 휴게소 식당이라기보다, 바닷가 한 켠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작지만 정성스러운 한식당에 가깝다. 자연산 회무침을 중심으로 한 뷔페는 그 자체로 신선한 시도였고,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잡으려 한 흔적이 느껴졌다.
모두에게 맞는 식당은 아니지만, 회를 좋아하고 정갈한 한식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장소다. 특히 동해안을 따라 여행 중인 사람이라면, 맛있는 한 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이곳은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무한리필이라는 단어에 속기 쉬운 시대지만, 여기만큼은 내용이 꽉 찬 무제한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을 지날 일이 있다면 꼭 한 번쯤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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