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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대만 스총시 온천여행, 왕복 6시간도 아깝지 않았던 하루

by 김춘옥 TV 2025. 4. 10.

시작하며

대만 남부는 따뜻한 날씨와 활기찬 도시 풍경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명소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도시의 번잡함을 잠시 벗어나, 보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자 했다. 목적지로 선택한 곳은 대만 4대 온천 중 하나로 알려진 '스총시(四重溪)'다. 온천욕 90분을 위해 6시간을 이동해야 했지만, 그 긴 여정이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1. 여정의 시작: 미려도역에서 출발

미려도역(Formosa Boulevard Station)은 가오슝에서 중요한 교통 허브로, 이곳을 출발점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으며, 대만의 대표적인 지하철역답게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이 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아름다운 지하철역'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그 건축미가 돋보였다.

오늘의 여정은 핑둥현의 스총시로 향하는 것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후, 다시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에 조금 복잡한 경로였지만, 대만의 풍경을 즐기며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 출발지: 미려도역 (Formosa Boulevard Station)
- 노선: 레드라인 → 처청(車城) → 스총시(四重溪) 행 버스 환승

약 40분간의 지하철 여행 후, 시외버스를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했다.

 

2. 처청 도착, 버스 환승 대기

처청에 도착하니 한적한 시골 마을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대만의 도심을 벗어난 곳이라 그런지 공기와 거리가 다소 차별화되었다. 버스 시간표가 명확하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구글맵에서 제시된 시간에 맞춰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는 전통적인 시골 마을 버스의 모습이었지만, 실내는 관광버스처럼 넓고 편안하게 꾸며져 있었다. 버스에 올라타자, 여유롭게 창밖을 바라보며 스총시로 향했다.

한눈에 보기: 이동 요약

구간 소요 시간 특징
미려도역 → 처청 약 40분 레드라인 지하철 이용
처청 버스 대기 약 20분 정시 도착
처청 → 스총시 약 25분 관광버스 개조형

 

3. 스총시 도착, 청천일식온천관으로

스총시 마을은 규모가 작지만,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였다. 마을을 지나면서 온천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조금씩 눈에 띄었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청천일식온천관'으로, 일본식 스타일의 정원과 개인탕이 특징이었다.

온천장에 들어서자 따뜻한 증기와 나무 향기가 어우러져 기분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물 온도는 적당히 뜨겁고 맑았다. 개인탕이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여유롭게 온천을 즐길 수 있었다.

온천 이용 요약

  • 이용시간: 90분
  • 형태: 개인탕
  • 물 온도: 40~42도
  • 비용: 약 800~1,000대만달러(한화 약 35,000원~45,000원)

물에 몸을 담그자, 차가운 바람이 상쾌하게 느껴졌다. 온천욕은 체온을 높여 피로를 풀어주었고,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찬물과 따뜻한 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옵션도 있었지만, 추운 날씨에는 온천물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4. 온천 후, 대산양육로에서 점심 식사

온천을 마친 후, 배가 고파져 점심을 먹으러 '대산양육로'에 갔다. 양고기 전문 식당으로, 대만에서 양고기를 먹을 수 있는 흔한 장소 중 하나였다. 양고기 특유의 풍미가 강하게 느껴지는 요리들이었고, 고기와 국물의 맛이 깊었다.

식사는 정말 푸짐했고, 양고기와 함께 나온 다양한 반찬들도 맛있었다. 고기 특유의 향이 거슬릴 수 있지만, 향신료와 함께 요리된 양고기는 정말 풍미가 뛰어났다.

대산양육로 음식 요약

  • 주요메뉴: 양고기 전골, 양고기 장조림
  • 가격대: 1인 기준 150~250대만달러 (한화 약 7,000원~11,000원)
  • 추천 포인트: 진한 육수, 고기 맛

 

5. 돌아가는 길, 그리고 버스기사님의 깜짝 선물

스총시에서의 짧은 온천 시간을 마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작은 기쁨이 생겼다. 버스 기사님이 탑승할 때 한국인인지 묻더니, 내리기 직전에 갑자기 도넛 두 개를 선물로 주셨다. 특별한 행사도 아니었고, 그냥 친절한 마음에서 나온 작은 선물이었다. 이 순간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도넛은 갓 구운 듯한 부드러운 질감이었고, 설탕이 과하지 않아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작은 간식이었고, 버스 안에서 먹으며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6. 예상 밖의 장거리 귀가

버스가 예상보다 많이 지연되어 귀가 시간이 길어졌다. 원래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거라 예상했던 구간이 140분 이상 소요되었다. 예상보다 오래 걸리면서 몸도 점점 피로해졌고,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위에서 지쳐갔다. 그래도 도착 예정 시간에 맞춰서는 결국 목적지에 도착했다.

쭈잉역에 도착한 후, 다시 지하철을 타고 미려도역으로 가야 했다. 하루 종일 여행을 하며 이동만 해도 힘이 빠지는데,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면서 지친 상태였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에 피로를 느끼기 보다는, 모든 경험이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착 시간은 오후 6시가 조금 넘었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온천도 즐기고,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까지 11시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에야 마침내 집에 도착했다.

 

7. 저녁식사: 등사부공부채에서 하루 마무리

긴 여정을 마친 후, 집에 잠깐 들렀다가 다시 나가 저녁을 먹으러 갔다. 하루 종일 이동하고 온천을 즐겼으니, 저녁은 간단하게 해결하고 싶었지만, 먹는 것이 또 중요한 일이라 다시 나서게 되었다.

‘등사부공부채’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식당으로, 중화요리 기반의 다양한 요리들을 제공한다. 내부는 깔끔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이날은 채소볶음, 돼지고기 튀김, 해산물 볶음 등의 다양한 음식을 주문했다. 모든 요리는 짜지 않게 간이 잘 맞춰져 있어서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특히 돼지고기 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해산물 볶음은 신선하고 매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식사 내내 즐거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온천을 마치고 온 후라 그런지, 음식 하나하나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마치며

이번 여행은 온천을 즐기기 위한 여행이었지만, 그 이상이었다. 온천욕 90분을 위해 6시간을 이동한 것은 단순히 온천이 목적이 아니라, 그 여정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이 중요했다. 이동하는 동안 만난 사람들, 길에서 본 풍경, 그리고 예상치 못한 선물까지 모든 것이 여행의 일부였다.

스총시는 관광지로 과하게 개발되지 않아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마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남았다. 여행의 피로는 있지만, 마음은 따뜻하고 가벼운 느낌이었다. 온천뿐만 아니라 하루 동안의 소소한 일상이 그 자체로 특별한 여행이었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