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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대만 에어비앤비 실패 후 호텔 선택까지, 이사 7번의 이유

by 김춘옥 TV 2025. 4. 9.

시작하며

한달살기를 하면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기분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타이페이에서의 한달은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숙소에서 빗물이 떨어지고, 짐을 반복해서 싸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줄줄이 터졌다. 여유롭게 지내려던 계획은 계속 꼬였고, 결국 우리는 숙소를 7번이나 옮겨야 했다.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중 겪었던 좌충우돌 이사 기록이다.

 

1. 에어비앤비, 첫 시작부터 불안했던 신호

💧 천장에서 떨어진 빗방울

입주한 지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잠자리에 들기 전, 머리맡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착각인 줄 알았지만, 천장에서 실제로 물이 새고 있었다. 침대와 이불이 모두 젖고, 밤중에 당황한 채로 짐을 챙겨야 했다.

🧳 방을 옮겨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

숙소 호스트는 비교적 빠르게 반응해줬고, 다른 방으로 옮겨주며 일주일 무료 숙박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방조차도 오래 머물 수 없었고, 결국 숙소 안에 있는 세 개의 방을 돌아다니며 지내야 했다. 한달살기의 초반부터 안정을 찾기는 어려웠다.

 

2. 짐과 함께 떠도는 생활

📦 하루가 멀다 하고 짐싸기

숙소가 불안정하니 자연스레 짐도 풀지 못했다. 무언가 자리를 잡을 틈도 없이, 이틀에 한 번씩 짐을 다시 꾸려야 했다. 생활보다는 ‘버티기’에 가까운 날들이었다.

💤 익숙해지기도 전에 다시 이동

이동을 반복하다 보니, 이 동네가 편하겠다 싶은 순간이 와도 짐을 들고 나와야 했다. 체크아웃 시간을 기준으로 다음 숙소에 맞춰 이동 경로도 다시 짜야 했다. 여행이 아니라 ‘이동’이 주가 된 생활이었다.

 

3. 스린에서 맛본 소소한 위로

🏘️ 익숙해지기 시작한 골목들

계속된 이사에도 불구하고 스린 지역은 정이 가는 곳이었다. 야시장은 밤마다 붐볐고, 점심에는 동네 주민들이 줄 서는 가게들이 있었다. 덕분에 짐싸는 중에도 끼니만큼은 든든하게 챙길 수 있었다.

📋 스린에서 기억에 남은 맛집들

  • Fong Sheng Hao (豐盛號): 두툼한 계란과 고기가 든 숯불 토스트가 인기
  • 홍루이젠 샌드위치: 깔끔한 맛의 햄치즈 조합으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음

🔁 준비된 듯했지만 또다시 이사

길도 익숙해지고, 단골 가게도 생길 즈음, 그 방에도 새 입주자가 들어올 시간이 다가왔다. 결국 우리 부부는 다시 짐을 싸서, 이번엔 타이페이 중심부로 이동하게 되었다.

 

4. 도심 속 호텔에서 다시 시작된 일상

🏨 파인더스 호텔 도착

새로운 숙소는 시먼딩 인근의 호텔이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복잡한 번화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낯설었지만, 호텔 주변에 공원이 펼쳐져 있어 생각보다 편안했다. 무엇보다 고정된 공간에서 짐을 풀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 안정감을 준 호텔의 구성

  • 조식 공간: 간단한 커피, 라면, 스낵 등이 준비돼 있었다.
  • 공용 라운지: 일할 수 있는 테이블, 다트, 전자레인지 등 다양한 편의시설
  • 청결 상태: 침구류와 화장실 상태가 깔끔하고 냄새도 나지 않았다.

📋 한눈에 보기 쉽게: 호텔 정리

항목 내용
입지 시먼딩 도보 거리, 중심 번화가
기본 서비스 웰컴 맥주, 공용 공간 간식 제공
편의시설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라운지, 음료 디스펜서 등

 

5. 시먼딩에서 다시 살아보기

🚶 숙소 문만 열면 야시장

호텔에서 나가면 바로 보이는 시먼딩 입구. 매일 밤 새로운 사람들로 북적이고, 길거리 공연과 먹거리 냄새로 가득한 곳이었다. 명동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어디서든 현지 특유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 도심에서도 이어진 맛집 탐험

  • 아종면선: 국물이 얼큰한 곱창 국수로, 현지인뿐 아니라 관광객도 줄 서서 찾는 곳
  • PX마트: 장보기에 좋은 마트. 한국 라면, 음료, 간식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음
  • 진천미: 과거에 방문했던 추억의 식당. 기다림은 길었지만 음식은 빠르게 나왔고 만족스러웠다.

⚠️ 예상 밖의 소음, 그래도 만족

야시장이 가깝다는 건 언제든 나가서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밤늦게까지 들리는 사람들 소음도 있었다. 그래도 이동이 편하고 주변이 활기차다 보니, 여행 중에 느끼는 불편보다는 장점이 더 크게 다가왔다.

 

6. 예상치 못한 변화, 그리고 적응

😵 낯선 이동이 준 스트레스

계획에 없던 이사는 몸과 마음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다. 숙소를 옮기고, 또 옮기면서 짐을 드는 일만으로도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여행자라는 정체성보다는 유랑민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 호텔에서 느낀 의외의 안정감

하지만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부터는 생각보다 편안해졌다. 매일 새로운 공간에서 자는 것보다는, 정해진 방에서 안정적으로 지내는 게 훨씬 큰 의미였다. 체크인하면서 받은 웰컴 맥주도 작은 여유로 다가왔다.

📊 호텔 vs 에어비앤비 비교

구분 에어비앤비 호텔
가격 장기 할인 적용 가능 할인은 없지만 서비스 안정적
청소 관리 호스트에 따라 차이 있음 전문 관리 인력 상주
위치 주거지 또는 외곽지역 중심 도심 중심, 접근성 뛰어남
소음 비교적 조용한 편 관광지 중심이라 소음 있음

 

마치며

이사를 일곱 번이나 했던 여행이었다. 누군가는 운이 나빴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동네를 알게 됐고, 계획보다 더 다채로운 타이페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자리에 오래 있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달살기란 단순히 ‘살아보는 것’ 그 이상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기준을 정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호텔에서의 후반부 일정은 고생 끝에 찾은 안정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계획대로 흘렀다면 이런 경험은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잠시 불편했지만, 결국 그 모든 과정이 이 여행의 기억을 더 깊게 남기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