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대만 중부에 위치한 타이중은 여행자들에게 여유로운 분위기와 합리적인 물가로 인기가 많은 도시다. 타이베이처럼 복잡하지 않고, 음식이 훌륭해 장기 체류에도 부담이 적다. 이번 일정은 타이중에서 한 달 동안 머무르며 보낸 하루의 기록으로, 숙소 선택부터 식사, 휴식, 저녁 외출까지의 흐름을 따라가며 정리했다.
숙소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알려진 곳으로 골랐고, 점심은 동네에서 평판 좋은 현지 식당에서 해결했다. 오후에는 무더위를 피해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엔 현지식 핫팟을 먹고 야시장을 둘러봤다. 대만의 일상적인 하루를 체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구성이다.
1. 티웨이 호텔에서의 숙박
타이중역 인근에 있는 티웨이 호텔은 접근성 좋은 위치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이다. 원래는 한 달 전체를 예약하려 했지만 객실이 없어 2주도 채 안 되는 일정만 확보할 수 있었다.
주방이 없어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장기 숙박에도 적합했다. 객실에는 큰 창문이 있어 채광과 환기가 잘되고, 침대와 수납공간, 업무용 테이블이 넉넉히 준비되어 있어 두 사람이 지내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장점
- 역세권으로 교통 편의성이 높다
- 무료 세탁실 이용 가능
- 큰 창문으로 환기와 자연채광이 가능하다
- 침대, 옷장, 책상이 갖춰져 있어 실내 생활이 쾌적하다
단점
- 청소와 침구 교체 주기가 일정하지 않아 직접 요청해야 할 수 있다
- 생수는 제공되지 않고, 정수기를 통해 물을 받아야 한다
- 냉장 기능이 다소 약한 미니 냉장고만 설치되어 있다
타이베이의 고가 숙소와 비교하면,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시설이라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전체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숙소였다.
2. 점심은 동네 미슐랭 식당에서
숙소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식당은 미슐랭 추천을 받은 곳으로, 부담 없는 가격과 빠른 회전율 덕분에 늘 손님이 붐빈다. 주말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 평일 점심 시간에 찾아갔는데도 줄이 꽤 있었다.
20분쯤 기다린 끝에 자리를 잡았고, 현지식 스타일의 돼지고기와 소고기 요리를 하나씩 주문했다. 여기에 된장국을 추가해 한 끼 식사를 푸짐하게 즐겼다.
주문 메뉴
- 돼지고기 튀김
- 소고기 요리
- 된장국
돼지고기 튀김은 겉이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기대 이상이었으며, 소고기 요리는 간이 세지 않아 밥과 함께 먹기에 딱 좋았다. 이곳은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 식사 시간대를 잘 골라 방문하는 것이 좋다.
3. 85도씨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
식사 후 근처에 있는 85도씨 베이커리 카페에 들렀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차를 즐기는 문화가 강해,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편이다. 다행히 이 프랜차이즈 카페는 내부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았다.
이곳에서 유명한 메뉴는 ‘씨솔트 커피’다. 커피 위에 짭조름한 크림이 올려져 있어 섞기 전에는 짠맛이 강하지만, 잘 저어서 마시면 부드럽고 묘한 단짠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디저트로는 에그타르트와 크루아상 하나를 골랐다.
카페 주문 메뉴
- 씨솔트 커피 (미디움, 핫, 무설탕)
- 에그타르트
- 크루아상 ‘크룽지’
에그타르트는 겉이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워 포르투갈식 디저트를 연상케 했고, 크룽지는 한글 표기가 메뉴판에 적혀 있어 흥미로웠다. 겉은 눌린 듯 바삭하고 속은 달콤한 향이 퍼지는 맛으로, 계획에 없던 즉흥 구매였지만 꽤 만족스러웠다.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며 한 달간의 여행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 일정 동안 쉼 없이 움직이다가 이렇게 타이중에 정착하니 마치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4. 오후 시간에는 숙소에서 휴식
5월의 타이중 날씨는 제법 덥다. 오전에 외출하고 나면 점심 이후에는 더위를 피해 숙소로 돌아와 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특히 기온이 오르는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에는 외부 활동이 부담스러웠다.
이 시간에는 샤워로 더위를 식히고, 세탁기를 돌리며 간단한 집안일을 하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티웨이 호텔에는 LG 세탁기와 건조기가 구비되어 있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여행 중에도 빨래 걱정이 없었다.
짐이 많지 않은 장기 여행자에겐 빨래 시설의 유무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날이 더운 지역일수록 세탁 주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무료 세탁이 가능한 숙소를 고른 것은 신의 한 수였다.
5. 저녁 메뉴는 현지 핫팟
해가 조금씩 질 무렵, 저녁을 먹기 위해 ‘삼마취취’라는 이름의 소형 핫팟 전문점을 찾았다. 이곳은 QR코드로 메뉴를 보고 직접 선택해 주문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다행히 한국어 번역도 제공되어 언어 장벽 없이 이용이 가능했다.
주문은 QR코드로 진행하지만 결제는 직접 계산대에 가서 해야 하며,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대만에서는 늘 일정량의 현금을 챙겨두는 것이 좋다.
주문한 메뉴
- 김치 핫팟
- 취두부 대창 핫팟
- 선지 찹쌀밥을 넣은 죽
김치 핫팟은 한국식 김치찌개와 유사하지만, 조금 더 담백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짜지 않고 재료의 맛이 살아있어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았다.
취두부가 들어간 핫팟은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이들에게는 조금 용기가 필요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특유의 냄새만 넘기면 콩 발효향이 깊게 밴 국물 맛이 진하고 담백해 의외로 먹기 수월했다. 오히려 중독성 있는 맛이라며 함께 간 일행도 흥미롭게 먹었다.
식사 후에는 밥을 넣어 만든 죽으로 마무리했다. 계란과 밥, 국물이 어우러져 전형적인 ‘라죽’ 스타일이 완성되었고, 속을 편안하게 정리하기에 딱 알맞은 마무리였다.
6. 중화로 야시장에서 산책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자 바로 앞에 중화로 야시장이 펼쳐졌다. 다른 야시장들과 달리 이곳은 도로를 따라 노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감 있는 분위기로 현지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었다.
타이중에는 크고 작은 야시장이 여러 곳 있어, 한 달 살기를 하며 야시장 투어를 하기에 제격이다. 이 날까지 총 네 번째 야시장을 방문했고, 남은 세 곳도 천천히 둘러볼 계획이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밀크티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현지 밀크티는 당도 조절이 가능하고 다양한 토핑을 고를 수 있어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마치며
타이중에서 보낸 하루는 여유롭고 만족스러웠다. 부담 없는 숙소와 현지 음식을 중심으로 꾸민 일정은 여행자에게도 장기 체류자에게도 적절한 구성이었다. 대만 특유의 친근한 분위기와 합리적인 물가 덕분에 ‘살아보는 여행’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 도시는 유명 관광지가 없어도 일상 속에서 충분히 즐길 거리가 많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앞으로 남은 일정에서도 천천히, 하지만 풍성하게 타이중의 구석구석을 느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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