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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팔라완은 누구의 땅? 중국 누리꾼 주장과 필리핀 공식 입장

by 김춘옥 TV 2025. 3. 13.

시작하며

최근 온라인에서 필리핀의 대표적인 섬인 팔라완과 관련해 예상치 못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팔라완이 과거 중국 영토였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필리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역사적 배경은 무엇이며, 이런 주장은 어떤 근거로 나오는 것인지, 그리고 이에 대한 필리핀의 입장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1. 필리핀 팔라완은 어떤 곳인가

팔라완은 필리핀 서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섬으로, 길고 가늘게 이어진 지형이 특징이다. 남중국해와 인접해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청정한 해양 생태계로 유명한 곳이다. 세계적인 여행지로도 손꼽히며, 자연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지역이다.

지리적으로 중국 본토와는 약 1,500km 떨어져 있어, 중국 역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깊지 않은 곳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역사적 탐험 기록을 근거로 팔라완이 과거 중국의 일부였다는 주장을 온라인에서 퍼뜨리고 있다.

 

2. 중국 누리꾼들이 주장하는 근거

이들의 주장은 15세기 명나라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명나라의 탐험가였던 정화가 대규모 항해를 통해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을 방문했는데, 이 과정에서 팔라완도 경유했다고 전해진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화가 팔라완을 ‘정어다오’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그때부터 중국 영토로 편입됐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역사적 사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탐험가가 특정 지역을 방문했다고 해서 그 땅이 방문국의 영토가 된다는 논리는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어렵다. 명나라 시절 항해 기록은 존재하지만, 이는 무역과 외교 활동의 일환이지, 영토 확장과는 관련이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역사적 평가다.

 

3.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실제 영유권 상황

현재 중국 정부는 팔라완에 대한 영유권을 공식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할 때 근거로 제시하는 '9단선'이라는 해상 경계선에서도 팔라완은 제외되어 있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조차도 팔라완을 자국 영토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일부 누리꾼들이 주장하는 '중국 영토'설은 공식적인 중국 정부 입장과도 배치된다. 이러한 역사 왜곡 주장은 중국 내부에서도 일부 의견일 뿐이며, 실제 국제 관계나 영유권 논의에서 인정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4. 필리핀 역사 기관의 공식 반박

필리핀은 이와 관련해 국가 차원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는 팔라완은 약 5만 년 전부터 사람들이 거주해 온 지역이며, 그동안 중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정착한 역사적 증거는 없다고 발표했다. 오히려 필리핀의 고유한 문화와 생활 양식이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왔음을 강조했다.

즉, 중국 누리꾼들이 주장하는 '과거 중국 영토'라는 주장은 역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고고학적으로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인터넷에서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는 상황에 대해 필리핀은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5. 온라인 반응과 국제 사회의 시선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필리핀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누리꾼들도 "무조건 우기면 자기 땅이라는 논리냐", "역사 왜곡도 정도가 있다"는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남중국해는 이미 주변국 간 복잡한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 근거 없는 역사 왜곡까지 더해지면서, 중국과 주변국 간 신뢰는 더욱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 국가들은 이 같은 역사 왜곡이 자칫 외교적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마치며

필리핀 팔라완 섬을 둘러싼 중국 일부 누리꾼들의 주장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단편적인 역사적 사건을 과장해 해석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 정부조차 팔라완에 대한 공식적인 영유권 주장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필리핀 국가 차원의 반박 역시 역사적, 고고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다.

근거 없는 역사 왜곡은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잃게 만드는 요인이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역사와 주권을 무시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앞으로도 필리핀은 역사적 진실과 주권 수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국제 사회 역시 이런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