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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시즈오카 슈젠지 온천 숙박기, 전통 료칸에서 경험한 일본 온천문화

by 김춘옥 TV 2025. 3. 12.

시작하며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의 대표 온천지 중 하나인 슈젠지 온천은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온천 마을이다. 이번에는 1872년 개업해 약 150여 년 동안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슈젠지 온천의 대표 료칸 중 한 곳에서 머물며 다양한 시설과 온천을 경험하고 왔다.

일부 건물은 국가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어, 일본 전통 료칸 특유의 멋과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럼, 슈젠지 온천과 전통 료칸의 매력을 함께 살펴보겠다.

 

1. 슈젠지 온천 위치와 교통 정보

슈젠지 온천은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반도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온천 마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비행기 이용 시

  • 하네다공항에서 약 2시간 20분 소요
  • 나리타공항에서는 약 3시간 소요
  • 시즈오카공항에서는 약 1시간 50분 소요
  • 제주항공에서 시즈오카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한국에서 이동 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차와 버스 이용 시

  • 도쿄 및 시즈오카에서 신칸센을 타고 미시마역 도착
  • 미시마역에서 이즈 하코네 철도로 환승 후 슈젠지역 도착
  • 슈젠지역에서 온천마을까지 버스로 약 10분 이동

자가용 이용 시

자가 차량으로 방문하는 경우, 료칸에서 약 80m 거리에 제1주차장과 제2주차장이 준비되어 있다. 짐이 많을 경우, 료칸 앞까지 차량으로 이동해 짐을 먼저 맡긴 후 주차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2. 150년 전통을 이어온 슈젠지 온천 료칸 소개

이번에 머물렀던 숙소는 1872년 개업해 약 1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료칸으로, 슈젠지 온천의 대표 숙소 중 한 곳이다.

일부 건물은 국가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오래된 일본 전통 건축 양식과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멋스러운 공간이다.

건물 구성과 특징

  • 하나노토: 가츠라강을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강뷰 객실동
  • 키리노토: 중정의 연못을 감상할 수 있는 연못뷰 객실동으로,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이다.
  • 두 건물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며, 연못과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슈젠지 온천 료칸 조합의 방침에 따라, 어떠한 숙소도 송영 서비스는 운영하지 않는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3. 객실 구성과 내부 모습

슈젠지 온천 료칸의 객실은 기본 화실부터 준특별실, 특별실까지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객실마다 전망과 구조가 조금씩 다르다.

이번에 머문 객실은 가츠라강이 보이는 테라스가 딸린 스탠다드 화실로, 1인 기준 평일 조석식 포함 약 2만엔대 후반~3만엔 정도의 요금이었다.

준특별실과 특별실 요금

  • 준특별실: 1인 기준 약 4만엔대 초반
  • 특별실: 1인 기준 약 5만엔대 후반

객실 내부는 일본 전통 화실 스타일로, 다다미 바닥과 좌탁, 유카타 등이 기본으로 준비되어 있다. 테라스에서는 바로 가츠라강을 내려다볼 수 있어,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기 좋았다.

객실은 메인 공간과 작은 방으로 나뉘어 있어, 짐을 보관하거나 추가 침실로 활용할 수 있다. 화장실과 세면대는 따로 분리되어 있으며, 화장실 외에 샤워 공간이나 욕조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테라스 한쪽에 마련된 세면대를 이용하게 되어 있다.

 

객실 내에는 기본적인 어메니티와 함께 유카타가 잘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아날로그 방식의 금고가 있어 레트로 감성도 느껴졌다. 버튼식이 아닌 열쇠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간편하고 직관적이었다.

객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간은 바로 테라스였다. 강을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위치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칠 때도 있었지만, 불편하다기보다는 여행지 특유의 정취로 다가왔다.

테라스에 앉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강변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여유로웠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 덕분에 머무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있기도 했다.

 

4. 전통 온천 시설과 온천수 특징

슈젠지 온천 료칸은 숙박객이 다양한 형태의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온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내탕, 노천탕, 대절탕까지 취향과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템피오 - 국가문화재 지정 목욕탕

료칸의 대표 온천 시설인 템피오는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목욕탕이다. 대만에서 들여온 고급 히노끼 목재와 거대한 자연석을 사용해 만들어졌으며, 3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천장이 높아 실내탕 특유의 답답함이 전혀 없고, 넓은 탕 두 곳이 마련되어 있어 여유롭게 입욕을 즐길 수 있다. 템피오는 남탕과 여탕이 일정 시간마다 교체되므로, 이용 전에 시간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템피오는 샤워시설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일본 전통 방식 그대로 바가지를 이용해 몸을 씻고 온천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현대식 온천과는 또 다른 색다른 경험이 가능하다.

탕 안쪽에는 유리창을 통해 연못이 보이는데, 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물속을 들여다보는 잉어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이아메노유 - 샤워시설 완비 실내탕

템피오와 달리 아이아메노유는 현대식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어, 보다 편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두 개의 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욕 온도가 서로 다르다.

입구 쪽 탕은 비교적 높은 온도로 설정되어 있고, 안쪽 탕은 조금 더 낮아 오래 입욕하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세면대와 스킨케어 제품, 드라이어도 잘 준비되어 있어, 장시간 온천을 즐긴 후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노천탕 코모레비노유

료칸 부지 내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노천탕으로, 주변 풍경과 하늘을 함께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 풍광과 탕에 몸을 담그고 마주하는 탁 트인 하늘이 어우러져, 시간대마다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원천 온도는 약 60도로, 적절히 식혀서 공급되지만 전반적으로 탕 온도가 높은 편이다. 평소 뜨거운 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처음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적응하고 나면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온천수가 주는 기분 좋은 대조를 즐길 수 있다.

노천탕 바로 옆에는 실내 탈의실이 마련되어 있어, 외부 날씨에 관계없이 편안하게 옷을 갈아입고 이용할 수 있다.

대절탕 - 무료 대절탕 히스기

프라이빗한 온천욕을 원한다면 대절탕을 이용할 수 있다. 료칸에는 유료 대절탕인 스이렌과 무료 대절탕인 히스기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 중 히스기는 예약 없이도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담한 크기의 공간이지만, 두 사람이 이용하기엔 부족함 없는 크기다. 작은 창을 통해 정원을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어, 프라이빗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샤워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입욕 전후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공간은 아담하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이 날은 특히 히스기탕의 수질이 매우 좋아, 매끈매끈한 알칼리성 온천수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온천수 특징

슈젠지 온천의 온천수는 pH 8.7의 알칼리성 단순천으로,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특유의 촉감이 특징이다.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관리되어, 언제나 신선한 온천수를 즐길 수 있다.

텐피오와 아이아메노유는 일정 시간마다 남탕과 여탕이 교체되기 때문에, 입욕 전 이용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덕분에 숙박 기간 동안 다양한 온천 시설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5. 식사 구성과 후기

료칸에서의 식사는 별도의 식당에서 진행되며, 개인실이 아닌 오픈된 공간에서 제공된다.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 모두 가이세키 스타일로 준비되며, 계절에 따라 메뉴 구성은 달라진다.

석식 구성

첫 번째로 나온 요리는 양파 스프와 사쿠라 치즈 두부, 그리고 각종 야채로 구성된 전채 요리였다. 함께 나온 생와사비는 직접 갈아 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 친구와 번갈아 가며 와사비를 갈아 곁들였다. 와사비는 뿌리 끝부분이 가장 맵고, 중간 부분이 적당히 매운맛을 내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갈아 먹으면 된다.

이어 나온 사시미는 아마고, 마구로, 간파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게살과 도미로 만든 신조와 표고버섯이 들어간 찜 요리도 제공되었다. 전통 가이세키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지역 특산물과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구성이다.

야끼모노로는 죽순, 고등어, 도미구이가 나왔고, 무, 우엉, 문어 등이 들어간 조림 요리도 준비되었다. 이어서 전복과 우엉 고기말이, 순무 등이 담긴 접시가 하나 더 나왔고, 마지막으로 밥과 국이 제공되며 식사가 마무리되었다.

식사의 구성은 정갈했지만, 솔직히 음식 자체의 맛은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부분이 있었다. 전통 있는 료칸답게 음식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일부 메뉴는 평범한 수준이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조식 구성

아침 식사는 석식보다는 구성이나 맛에서 조금 더 나은 인상을 받았다. 테이블에는 3단 찬합과 함께 나베가 준비되어 있었다. 오른쪽에는 3단 찬합, 왼쪽에는 나베가 세팅되어 있었고, 다양한 반찬과 국, 밥이 곁들여졌다.

찬합 안에는 유바, 생선구이, 계란말이, 각종 반찬이 정성스럽게 담겨 있었고, 시라스와 제첩이 들어간 미소시루도 준비되어 있었다. 반찬 구성은 일본 전통 아침식사 스타일을 따르고 있었으며, 작은 그릇에 담긴 낙지젓갈도 독특한 포인트였다.

나베 안에는 두부와 각종 야채, 가리비가 들어 있어, 따뜻하게 데워 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아침 식사는 석식보다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특별히 인상 깊은 메뉴가 있지는 않았다. 친구도 전반적으로 평범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식당 분위기

아침 식사를 늦게 하다 보니 식당에 다른 손님이 거의 없어, 식사 후 식당 내부를 잠시 둘러볼 수 있었다. 창을 통해 료칸 리셉션 건물이 보이는 구조였으며,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단정한 분위기였다. 료칸 자체가 워낙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보니, 식사 공간에서도 전통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비록 음식에서 기대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전통 료칸에서의 식사라는 의미를 두고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무엇보다 관내 곳곳에서 느껴지는 정성과 관리의 흔적 덕분에 아쉬운 부분도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되었다.

 

6. 슈젠지 온천 마을 산책 포인트

슈젠지 온천은 작은 온천 마을이지만, 곳곳에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일본 전통 정취가 남아 있는 장소들이 많아 산책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온천욕과 함께 마을을 걸으며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하루쯤은 천천히 마을을 돌아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가츠라강 산책로와 주홍색 다리들

슈젠지 온천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가츠라강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는, 마을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이다. 강 위로 놓인 주홍색 다리들은 슈젠지 온천을 상징하는 명소로, 계절마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어우러져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전통 료칸들과 카페, 작은 상점들이 이어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원을 빌며 건너는 5개의 다리

슈젠지 온천 마을에는 가츠라강을 건너는 다리가 총 5개 있는데, 이 다리들을 모두 건너며 각각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다리마다 의미가 조금씩 다르며,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걷기에 좋은 코스다.

단순히 다리를 건너는 행위에 의미를 더해, 마을 산책을 좀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다. 강물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다리길은 슈젠지 온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다.

 

치쿠린노 코모리 대나무숲 산책로

슈젠지 온천 마을에서 인기가 높은 산책로 중 하나가 바로 치쿠린노 코모리 대나무숲이다. 길게 이어진 대나무숲길은 마치 교토 아라시야마의 치쿠린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다.

울창한 대나무 사이로 부드러운 햇살이 비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로도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추억을 남긴다.

고보대사와 관련된 독거노유 전설

슈젠지 온천의 유래와 관련된 흥미로운 전설도 있다. 약 1,200년 전, 고보대사(구카이)가 병든 아버지를 씻기던 효성 깊은 소년을 보고 감명받아, 들고 있던 지팡이로 바위를 쳐서 온천이 솟아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때 솟아난 온천이 바로 슈젠지 온천의 시초로, 독거노유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다. 지금도 온천마을을 걷다 보면, 이 전설과 관련된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200년 역사의 슈젠지

슈젠지 온천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슈젠지는 약 1,200년 역사를 지닌 사찰로, 슈젠지 온천의 중심적인 상징이다. 고보대사가 직접 참관한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고즈넉한 경내 분위기와 오래된 역사적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정갈하게 정돈된 경내를 거닐며 일본 전통 사찰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국의 사찰과는 또 다른 정취가 있어, 일본의 불교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현지 맛집과 500엔 소바집

슈젠지 온천마을에는 오래된 식당들과 다양한 현지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방송에 소개되며 유명해진 500엔 소바집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다.

다만, 대부분의 소바집은 점심시간에만 영업하고, 오후 늦게는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실제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는 문을 연 소바집이 거의 없어, 소바 대신 중화식 완탕면으로 식사를 대신해야 했던 경험도 있다.

 

마치며

슈젠지 온천은 크고 화려한 온천마을은 아니지만, 아담한 규모 속에 일본 전통과 자연, 온천의 매력이 조화롭게 담긴 곳이다. 전통 료칸에서의 숙박과 다양한 온천 시설, 온천마을 산책까지, 하루 이틀 머물며 천천히 즐기기에 적당한 여행지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 풍경과 온천욕의 조합은 슈젠지 온천만의 매력으로, 벚꽃이 흐드러지는 봄이나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 찾으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당일치기로 가볍게 둘러볼 수도 있지만, 가츠라강변 료칸에서 하루쯤 여유롭게 머물며 온천과 마을을 함께 즐기는 일정도 추천할 만하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매력이 가득한 슈젠지 온천에서, 일본 전통 온천마을의 분위기를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