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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마테라에서 로마까지, 유럽 야간기차 1등석 1인실 직접 이용 후기

by 김춘옥 TV 2025. 3. 12.

시작하며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알려진 이탈리아 마테라를 방문하고, 야간기차 1등석 1인실을 직접 이용해 로마로 이동한 경험을 정리해보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마테라의 매력과 야간기차 1인실의 편의성까지 생생하게 담아보았으니,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1.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마테라 도착까지의 여정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마테라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오래된 도시로,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9,0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역사의 흐름과 함께 변화해온 흔적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어,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로 평가받고 있다.

마테라로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평일이라면 바리에서 마테라로 가는 직행 기차가 있지만, 주말과 일요일에는 기차 운행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현지 대중교통 정보가 그리 친절하지 않은 편이라, 구글 지도의 도움을 받아 공항으로 이동한 뒤, 공항에서 마테라로 가는 버스를 가까스로 탈 수 있었다. 시간이 촉박했지만 다행히 연결편을 놓치지 않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2. 마테라의 매력적인 풍경과 역사

마테라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역사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사시 디 마테라’로 불리는 지역은 마테라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수많은 석조 가옥들이 기하학적으로 쌓여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 사시 지역과 독특한 건축물

‘사시’는 이탈리아어로 돌을 뜻하는데, 마테라의 사시 지역은 돌을 깎아 만든 거주지로 이루어져 있다. 좁은 골목 사이로 크고 작은 석조 건물들이 촘촘히 자리 잡고 있어,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도 한눈에 마테라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건축 양식은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마치 거대한 석회암 도시 전체가 살아 숨 쉬는 듯한 인상을 준다.

📜 유구한 역사와 유네스코 등재

마테라는 오랜 시간동안 인간의 생활 터전이 되어 온 만큼, 도시 전체가 역사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과거 가난과 질병으로 인해 주민들이 떠나면서 한때는 빈 도시로 남아 있기도 했지만, 이후 보수 공사와 함께 재조명을 받으며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2019년에는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마테라는, 골목을 걷다 보면 수천 년 전 시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인간의 삶과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 같은 매력이 있다.

 

3. 마테라에서 감상한 일몰과 야경

마테라의 진정한 매력은 해 질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석회암 건물들 사이로 따뜻한 빛이 스며들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해질녘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마테라의 전경은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낸다.

노을이 질 때쯤이면 골목과 광장, 건물들 하나하나에 불이 켜지기 시작해, 돌담을 타고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조명이 도시 전체를 감싸 안는다. 석조 마을 특유의 질감과 조명이 어우러지면서, 그 어떤 도시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독창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유명한 일몰 스팟에서는 현지인들과 여행자들이 함께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그 순간만큼은 언어도 국적도 모두 잊은 채 같은 풍경을 공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오래된 도시 특유의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마테라의 밤은 단순한 야경 이상의 깊은 울림을 남긴다.

 

4. 마테라에서 야간기차로 로마까지 이동

마테라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로마로 향하는 야간기차에 몸을 실었다. 바리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야간기차는, 남부에서 중부로 이동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야간기차의 장점은 단순히 시간을 아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잠자는 동안 장거리 이동을 해결할 수 있어, 숙박비 절감과 교통비 절약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특히, 1인실은 개인 공간을 보장받아 보다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였다.

바리역 대합실은 밤늦은 시간에도 제법 북적였지만, 화장실이나 대기 공간이 부족해 다소 불편했다. 역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 기차에 탑승했는데, 편의시설 부족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그럼에도 야간기차 특유의 낭만과 실용성 덕분에, 장거리 이동 중에서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5. 유럽 야간기차 1등석 1인실 내부 구성

처음 이용해본 야간기차 1등석 1인실은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혼자만의 공간이 보장되는 구조라 장거리 이동 중에도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좌석을 침대로 변환한 형태로, 작은 호텔 객실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객실 문은 안에서 잠글 수 있어 보안 걱정 없이 편히 쉴 수 있었다. 창가 쪽으로는 넓은 창문이 있어 이동 중 바깥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았다. 유럽의 야경을 침대에 누워서 감상하는 경험은 야간기차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 객실 내 기본 구성

  • 침구류: 깨끗하게 정리된 베개와 이불이 제공되며, 침대 커버도 따로 준비되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 수건과 세면도구: 비누, 치약, 칫솔, 면도기 등이 포함된 세면도구 세트와 함께 작은 수건도 제공되었다.
  • 슬리퍼: 객실 내에서 편히 신을 수 있는 일회용 슬리퍼도 준비되어 있었다.
  • 콘센트: 침대 바로 옆에 충전용 콘센트가 있어 스마트폰, 카메라, 보조배터리 등을 편하게 충전할 수 있었다.
  • 옷걸이: 객실 벽면에 옷걸이가 설치되어 있어, 가벼운 외투나 가방을 걸어두기 좋았다.

🚿 개인 세면 공간

개인 화장실은 없지만, 객실 내 작은 세면대와 거울이 마련되어 있었다. 간단한 세안이나 양치질 정도는 객실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 편리했다. 공용 화장실은 복도 끝에 마련되어 있었으며, 비교적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6. 실제 이용 소감과 편의성

😊 장점

  • 혼자만의 공간이 보장되어 프라이버시 걱정이 없다.
  • 침구류 상태가 깨끗하고, 침대도 예상보다 편안했다.
  • 충전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각종 전자기기 충전에 불편함이 없었다.
  • 누워서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낭만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이동 시간 동안 숙박까지 해결되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 단점

  • 냉방이 너무 강해 객실 내 온도가 지나치게 낮았다.
  • 에어컨 조절 버튼이 눈에 잘 띄지 않아 한밤중에 추위에 떨며 잠을 설쳤다.
  • 공용 화장실 이용 시 밤늦은 시간에는 불편함이 다소 있었다.

🥐 아침 서비스

아침이 되면 승무원이 직접 객실을 방문해 간단한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주스와 크루아상, 에스프레소가 포함된 구성으로, 이동 중 간단히 허기를 달래기에 적당했다. 아침에 문을 두드려 깨워주기 때문에 기차에서 내릴 시간도 놓치지 않고 준비할 수 있다.

야간기차는 흔들림이 다소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흔들림이 백색소음처럼 느껴져 의외로 잠드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좌석이 아닌 침대에 누워서 이동하는 점은 장거리 여행에서 피로를 줄이는 데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7. 로마 도착 후 상황과 남은 일정

기차는 새벽 6시경 로마 테르미니역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 시간이라 주변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은 상태였지만, 역 안의 몇몇 카페는 이미 영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짐을 든 채로 바로 시내 구경을 하기엔 부담스러워, 기차역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유럽의 주요 역에서는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여는 카페들이 있어, 야간기차에서 내린 여행자들에게 작은 쉼터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유료 화장실 이용 문제는 여전히 불편했지만, 야간기차 내에서 간단한 세면을 마쳤던 덕분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숙소 체크인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역 근처를 가볍게 산책하며 로마에서의 새로운 하루를 시작했다.

 

마치며

마테라에서 느낀 역사적인 감동과 유럽 야간기차 1등석 1인실에서 누워서 이동하며 즐긴 편안함까지, 이번 여행은 이동과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혼자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야간기차 1인실이 안전하면서도 쾌적한 이동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여행 일정에 마테라와 야간기차를 함께 고려해보면, 색다른 여행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