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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중국 양쯔강 크루즈 여행기|삼협댐부터 소삼협까지 4일간의 실제 후기

by 김춘옥 TV 2025. 4. 24.

시작하며

넓은 대륙을 따라 흐르는 양쯔강은 중국에서 가장 긴 강으로, 강을 따라 펼쳐지는 자연 풍경과 역사 유적은 그 자체로 여행의 매력이 된다. 특히 이창에서 충칭까지 이어지는 양쯔강 유람선 여행은 내륙 수상 관광의 대표적인 코스로 꼽히며, 유람선을 타고 수일간 강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험은 일반적인 도시 여행과는 전혀 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이번 글에서는 직접 탑승한 내륙 크루즈 여행기를 바탕으로, 탑승 과정부터 객실 내부, 식사, 관광 코스까지 상세히 정리해본다. 4일간의 일정 동안 체험한 장면들을 하나하나 공유해보겠다.

 

1. 탑승지 도착과 유람선 승선 준비

크루즈 여행은 후베이성 이창에서 출발했다. 항구까지는 지정된 셔틀버스를 이용했고, 체크인 절차는 현장에서 번호표를 받아 순서대로 진행됐다. 유람선에 오르기 전, 지상 케이블카를 이용해 이동했는데, 일반적인 계단 대신 이 방식이 도입돼 있어 생각보다 편리했다.

선박은 ‘골든 5호’라는 이름을 가진 대형 유람선으로, 약 17,000톤 규모였다. 중국 내륙을 운항하는 유람선 중에서 가장 큰 축에 속한다. 내부 로비는 동남아시아 스타일의 장식으로 꾸며져 있었고, 일반 관광객과 VIP를 위한 공간이 구분돼 있었다.

 

2. 객실 구조와 기본 시설

내가 머문 객실은 2층에 위치한 트윈베드 발코니룸이었다. 넓이는 약 15㎡ 정도였고, 두 사람이 머물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침대 외에도 조명 조절 스위치, 책상, 유선 인터넷 포트 등이 있었고, 발코니에서는 강을 따라 흐르는 풍경을 직접 감상할 수 있었다.

수납공간은 넉넉하게 마련돼 있었고, 옷장 안에는 비상용 구명조끼와 손전등도 비치돼 있었다. 욕실은 샤워 공간과 변기 구역이 분리돼 있었으며, 수건, 슬리퍼, 세면도구도 기본 제공됐다. 뜨거운 물도 잘 나왔고, 위생 상태도 양호했다.

 

3. 식사와 선내 활동

식사는 뷔페 스타일로 제공됐고, 대부분 중국 요리로 구성됐다. 아침에는 죽과 간단한 반찬, 점심과 저녁에는 고기 요리와 야채류, 국수, 디저트가 다양하게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저녁에 제공된 마파두부와 소고기 요리가 특히 인상 깊었다.

유람선 내부에는 영화관, 체육관, 사우나, 기념품 매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었고, 어린이를 위한 키즈센터도 마련돼 있었다. 꼭대기 층은 유리로 된 천장이 있어 낮에는 채광이 좋았고, 밤에는 별빛이 내려앉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4. 삼협댐과 리프트 체험

이튿날 도착한 첫 관광지는 삼협댐이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대규모 수력발전소로, 전망대까지는 여러 개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야 했다. 댐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서는 수로와 발전시설, 선박 잠금 장치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후에는 유람선이 직접 선박 리프트에 진입해 수직으로 끌어올려지는 과정을 체험했다. 이 리프트는 약 113m의 높이로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전체 과정은 약 40분 정도 소요됐다. 실제로 배 안에서 천천히 상승하는 느낌은 색다른 긴장감과 함께 놀라움을 안겨줬다.

 

5. 오협과 소삼협 관광

삼협 중 하나인 오협은 깎아지른 절벽과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인상 깊었던 지역이었다. 강 위를 따라 조용히 흘러가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협곡 사이로 피어나는 안개는 장면마다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줬고, 수많은 시인들이 이곳을 노래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소삼협은 보다 좁고 깊은 협곡으로, 전용 소형 보트를 타고 이동했다. 강 양쪽에는 고대 유적들이 곳곳에 있었고, 특히 벼랑에 걸려 있는 매달린 관이나 2,000년 된 판자길은 매우 독특한 풍경이었다. 보트는 약 1시간 반 정도 운항했고, 사진을 찍기에 아주 좋은 구간이었다.

 

6. 취탕샤와 바이디 시티 방문

유람선은 삼협의 마지막 협곡인 취탕샤 구간에 도달했다. 이곳은 길이는 짧지만 가장 웅장하고 협곡의 깊이가 인상적인 지역으로, 강을 따라 선박이 지나가는 동안 주변의 암벽이 거의 수직으로 솟아 있어 절경을 연출했다. 취탕샤는 중국 10위안 지폐의 배경으로 쓰일 만큼 유명한 풍경이다.

그 후 들른 곳은 바이디 시티였다. 역사적으로 삼국지의 유비가 말년에 머물렀던 장소로 알려져 있어,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의미 깊게 다가오는 명소다. 산 정상까지는 걸어 올라야 했지만, 도착하자 고대의 돌길, 비석, 사당 등에서 시대의 흔적이 느껴졌다. 특히 제갈량의 동상 앞에 서 있을 때는 왠지 모를 무게감이 느껴졌다.

 

7. 펑두 유령 도시와 도교 문화 체험

이튿날 오전, 유람선은 펑두 지역에 정박했다. 이곳은 중국 민속신앙 속 지하세계를 형상화한 테마 관광지로 조성돼 있었다. 다양한 조형물과 전설 속 등장인물, 야마왕을 표현한 전시물이 이어졌고, 실제로 지옥문이나 유령 메신저 조각상들이 배치돼 있어 이색적이었다. 무섭다기보다는 오히려 흥미로운 전통 문화 체험에 가까웠다.

이 지역은 전통 도교의 상징적 장소인 솽구이산과도 연결돼 있다. 솽구이산은 고대 계수나무로부터 유래한 이름을 가진 산으로, 이곳엔 공자를 기리는 사당과 수묵 연못 등 조용한 문화 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한쪽엔 도교 사원이, 다른 한쪽엔 전통 조형물이 이어진다. 특히 전설 속 힘자랑 체험 코너에서는 돌기둥을 들어올려보는 코스가 있었는데,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박수가 절로 나왔다.

 

8. 마지막 날, 충칭 도착과 하선

마지막 날 아침, 크루즈는 충칭에 도착했다. 강 위에서 맞이한 마지막 아침 식사는 여느 때처럼 뷔페였지만, 묘하게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하며 3박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단연 삼협댐 선박 리프트 체험과 소삼협 협곡 탐사였다. 평소에 보기 힘든 거대한 공사 구조물을 직접 체험하고, 강을 따라 흐르며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만나는 경험은 정말 특별했다. 무엇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숙식과 관광까지 포함된 구성이라, 실속 있는 여행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마치며

양쯔강 크루즈는 단순히 유람선을 타는 것을 넘어, 중국 내륙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크루즈의 시설이나 서비스는 고급 수준은 아니었지만, 가격 대비 구성이 좋아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비행기나 기차가 아닌, 물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여러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색다른 여행 방식이었다.

자연을 좋아하거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 혹은 한 번쯤 강 위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노선은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