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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고양이와 함께한 일본 산속 온천 숙소, 시치리가와 온천 숙박기

by 김춘옥 TV 2025. 4. 20.

시작하며

도시에서 벗어나 고요한 자연 속에서 온전히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이번에는 치바현에 위치한 ‘시치리가와 온천’이라는 작은 온천 숙소를 다녀왔다. 깊은 산속에 자리한 이곳은 복고풍 분위기의 전통 료칸으로, 무엇보다 특별했던 건 이곳에 사는 8마리의 고양이였다. 단순히 고양이가 있는 숙소가 아니라, 고양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교감할 수 있는 곳이어서 더욱 인상 깊었다.

 

1. 도쿄에서 가까운 접근성, 시골로 향하는 여정

시치리가와 온천은 도쿄에서 출발해 고속버스를 타고 약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목적지는 치바현 기미츠시에 위치한 구루리역이다. 구루리역까지는 버스로 이동하고, 역에 도착한 뒤에는 미리 예약해둔 택시를 이용하면 숙소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택시는 약 30분 정도 걸리며, 사전 예약하면 500엔 정도로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

도심에서 출발해 차창 밖으로 점점 시골 풍경이 펼쳐질 때, 마음도 같이 느긋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바다 위를 달리는 아쿠아라인 도로를 지날 때는 여행의 설렘이 배가됐다.

 

2. 산속에서 만난 따뜻한 숙소

숙소는 산속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 나무로 지어진 낮은 건물은 오래된 느낌이 있지만, 정갈하게 잘 관리되어 있어 아늑했다. 도착하자마자 고양이 한 마리가 마중 나오듯 다가왔고, 그 순간부터 이곳이 평범한 온천 숙소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체크인은 오후 2시부터 가능하며, 요금은 1박 2식 기준 13,900엔이다. 객실은 전통 다다미 스타일로 되어 있고, 화장실과 세면대도 깔끔하게 갖춰져 있었다. 유카타와 수건, 칫솔 같은 기본 어메니티도 제공되며, 특이하게 온천수를 마실 수 있는 전용 컵이 비치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3. 고양이와 함께 보내는 특별한 하루

이 숙소의 가장 큰 특징은, 고양이들이 단순한 마스코트가 아니라 진짜 ‘주인’처럼 이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는 점이다. 고양이들은 이름도 있고, 성격도 모두 다르다.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고, 조용히 구석에 있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었다.

한 번쯤 마주쳤던 고양이들이 객실로 찾아와 이불 위에 누워 있기도 하고, 복도나 마루에서 졸고 있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손님 옆에 조용히 다가와 있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4. 정성스러운 식사와 조용한 밤

저녁은 숯불요리로 준비되어 있었다. 고기나 생선 꼬치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방식이었고, 유바나 장아찌 같은 일본식 반찬도 함께 나왔다. 음식은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매실주를 곁들이면 은은한 향과 함께 분위기를 한층 살려줬다.

아침 식사는 깔끔한 가정식 구성으로, 연어구이, 된장국, 계란, 낫토, 두부 등이 차려졌다. 온천욕 후 먹는 정갈한 식사는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밤이 되면 객실로 고양이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논짱이나 치비냥 같은 고양이들은 손님과 함께 이불에 누워 자기도 한다. 불을 끄고 조용한 방 안에서 고양이와 함께 숨소리를 나누는 순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따뜻함이 느껴졌다.

 

5. 조용한 새벽, 고양이와 함께하는 아침

해가 뜨기도 전, 고양이들이 먼저 일어난다. 복도에서 들려오는 가벼운 발소리에 눈을 뜨면, 문 앞에서 야옹거리며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조용히 문을 열어주면 고양이는 익숙한 듯 안으로 들어와 햇살이 드는 창가에 자리를 잡는다. 구찬은 아침 순찰을 돌 듯 숙소 안팎을 왔다 갔다 하고, 논짱은 여전히 이불 위에 누워 게으른 몸짓을 한다.

이른 아침 온천탕으로 향하면, 물이 새로 채워져 있다. 온천수가 바뀌는 이 시간대의 탕은 특히 더 맑고 기분이 상쾌하다. 온천욕을 마치고 조식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가는 길에도 고양이 몇 마리가 함께 따라 걷는다. 이 아침은 바쁜 도시에서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정말 조용하고 따뜻한 순간이다.

 

6. 체크아웃 전까지도 이어지는 따뜻한 시간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다 보면 고양이들이 하나둘 들어온다. 바구니 안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침대 모서리에 앉아 손님을 바라보는 고양이, 배웅이라도 하듯 문 앞에 앉아 있는 고양이까지. 짧지만 정이 든 시간이기에 떠나기가 쉽지 않다.

체크아웃은 오전 11시. 짐을 들고 로비로 내려가면 논짱과 치비냥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 고양이들과의 작별 인사를 하고, 미리 예약해 둔 택시를 타고 다시 구루리역으로 향한다. 짧은 1박 2일이지만, 마음속에는 꽤 깊은 여운이 남는다.

 

7. 숙소 정보 요약

이번 여행의 핵심 정보를 아래에 정리해두었다. 참고해서 예약이나 일정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항목 내용
숙소 이름 시치리가와 온천
주소 치바현 기미츠시 기와다하타 921-1
홈페이지 https://shichirigawa-onsen.com/
숙박 요금 1박 2식 기준 13,900엔 (음료 별도)
교통 경로 도쿄역 고속버스 → 구루리역 → 택시 (약 2.5시간)
체크인 / 체크아웃 체크인 오후 2시 / 체크아웃 오전 11시
고양이 수 8마리, 자유롭게 숙소 안팎을 오감
제공 서비스 온천, 조식/석식, 유카타, 어메니티, 고양이 간식 제공 등

 

마치며

시치리가와 온천은 단순히 고양이가 있는 숙소가 아니었다. 자연 속에서 고양이와 함께 하루를 보내며, 온천의 따뜻함과 정갈한 식사, 고요한 시간까지 모두 느낄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도쿄 근교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그리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은 그 어떤 관광지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