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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충남 걷기 좋은 트레킹 명소 6선, 대중교통으로 가능한 당일 코스

by 김춘옥 TV 2025. 4. 18.

시작하며

걷는 여행이 주는 매력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연을 직접 마주하고, 도시와는 다른 리듬으로 시간을 보내는 그 여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쉼이 된다. 충청남도는 그런 걷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법 알찬 지역이다. 바다와 산, 호수와 정원이 골고루 섞인 이 지역은 2025년을 ‘충남 방문의 해’로 삼을 만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이 글에서는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걷기 여행지 6곳을 골라 소개한다. 각 장소는 대중교통으로도 접근 가능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코스들로 구성했다.

 

 

1. 동화 같은 정원 속을 걷는 시간, 천상의 정원

충북 옥천의 깊은 호숫가에 숨듯 자리한 천상의 정원은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정원 입구에 들어서면 ‘좁은 문’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책이 시작된다. 바위가 유난히 많고 이국적인 식물들과 정자가 어우러진 이곳은 계절마다 색이 바뀌며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수 주변을 따라 이어진 데크길은 '천상의 바람길'이라 불릴 정도로 풍경이 아름답다. 날씨 좋은 날에는 호수 위에 햇살이 반사돼 찬란한 느낌을 주고, 꽃이 피는 시기에는 노란 산수유와 분홍빛 목련이 정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정원 내부에는 카페와 쉼터, 전망대, 그리고 수생식물 학습장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 딱 좋다. 예약이 필요한 장소이므로 미리 방문 일정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

 

 

2. 한 바퀴가 전부인 작은 섬, 죽도

홍성에서 배로 단 15분. 죽도는 작지만 참 알찬 섬이다. 섬 전체가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둘레길을 따라 한 바퀴를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편안해진다. 대나무 숲과 바위 절벽, 소나무 숲과 해안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이 섬은 도심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풍경을 품고 있다.

가볍게 트레킹을 시작하면 곳곳에서 ‘조망대’라는 이름의 전망 포인트를 만날 수 있다. 한용운, 김좌진 등의 이름을 딴 전망대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멋진 경치를 함께 담아낸다. 걷다 보면 작고 귀여운 교회당이나 쉼터도 보이고, 소소한 조형물들이 섬 분위기를 더해준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하루 묵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해질녘 바다의 풍경은 정말 사진보다 더 낭만적이다.

 

 

3. 절벽 위를 걷는 풍경, 부소담악 트레킹

옥천에 위치한 부소담악은 호숫가와 절벽이 어우러진 트레킹 코스다. 대청댐 건설 이후 만들어진 이곳은 물 위로 솟아오른 바위 능선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느껴지는 풍경을 만든다. 데크길은 길게 이어지며 호수를 따라 걷기 좋고, 중간에 추소정이라는 정자와 전망대가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적당하다.

바위 위를 걷는 능선 구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풍경의 임팩트는 강하다. 푸른 물결과 깎아지른 바위, 그리고 숲이 어우러진 조용한 이 길은 혼자 걷기에도 좋고, 함께 걷기에도 괜찮은 코스다. 날씨가 맑은 날엔 물 위에 비친 하늘이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든다.

 

 

4. 도심 한가운데에서 만나는 호수 트레킹, 세종 호수공원

세종시에 위치한 호수공원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인공호수 공원 중 하나로,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걷기에 최적의 장소다. 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테마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꽃섬, 바람의 언덕, 물꽃섬, 수상무대 등 다양한 지형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큰 원을 이루고 있는 둘레길이 특징이다.

산책 중에는 벤치에 앉아 조용히 호수를 바라볼 수도 있고, 다양한 식물과 구조물들을 구경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물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데크길은 세종시를 대표하는 산책 명소로 손꼽힌다. 접근성도 뛰어나고, 각 구간마다 쉼터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5. 숲길 따라 사계절을 걷는 원수산 둘레길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자연의 울창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세종시 원수산 둘레길이다. 이 길은 비교적 최근에 정비가 잘 이뤄져 있어 데크가 깨끗하고 구조물도 잘 설계돼 있다. 전체 길이는 약 5.4km로, 왕복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며 경사가 거의 없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접근 가능할 정도다.

소나무와 활엽수가 섞인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햇살이 가지 사이로 스며들고, 바람이 살짝 스치면서 온몸을 감싼다. 겨울에는 고요한 풍경 속에서 걷는 맛이 있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새싹과 녹음, 단풍으로 분위기가 계속 바뀐다. 쉼터가 곳곳에 마련돼 있어 여유롭게 쉬며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자연이 주는 안정감 속에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6. 바다를 품은 스카이타워 전망길, 홍성

서해안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홍성 스카이타워는 풍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걷고 싶은 장소다. 이곳은 타워 자체가 워낙 인상적인 구조로 지어져 있지만, 실제 트레킹의 백미는 바로 속동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데크길이다. 타워 꼭대기에서는 유리 바닥으로 된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은 탁 트인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어 언제 걸어도 좋은 풍경을 보여준다. 특히 일몰 무렵에 방문하면 바다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타워 입장료도 지역 상품권으로 일부 환급돼 부담이 적고,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짧은 시간이지만 인상 깊은 걷기를 할 수 있는 장소다.

 

마치며

충남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걷기 좋은 장소들이 많다. 숲길, 호수길, 섬길, 해안길, 정원길까지 — 각각의 장소마다 저마다의 개성이 있고, 계절마다 또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이번에 소개한 여섯 곳은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무리 없이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이다.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천천히 걸으며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길. 이번 주말엔 발걸음을 충남으로 옮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