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날이 풀리면서 바깥 공기를 쐬기 좋은 시기가 왔다. 걷기 딱 좋은 봄, 뭔가 멀리 떠나긴 애매하고,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찾는다면 도심 속 트레킹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서울과 가까운 곳에도 생각보다 매력적인 길이 참 많다. 오늘은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걷기 좋은 코스 7곳을 소개해 본다. 풍경도 좋고 걷기에도 편해서 혼자서도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
1. 과거와 현재가 함께 흐르는 길, 낙산성곽길
서울 도심에서 시작해 성곽을 따라 걷는 낙산 코스는 계절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특히 봄에는 벚꽃과 벽화가 어우러져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아진다. 한성대입구역에서 출발해 낙산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은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을 만큼 평탄하고, 중간중간 쉴 수 있는 벤치와 카페도 많다.
이화동 벽화마을을 지나며 골목을 구경하고, 흥인지문을 지나 종로 골목까지 걸으면 도심 속에서도 충분히 여행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주변에 있는 닭한마리 골목이나 광장시장까지 연결하면 먹거리로 마무리하는 재미도 있다.
2. 군함과 자연이 만나는 색다른 트레킹, 매봉산~서울함공원
월드컵경기장역에서 시작되는 이 코스는 대나무숲으로 시작해 문화비축기지와 서울함공원까지 연결된다. 매봉산은 경사가 완만하고 숲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걷기 좋다. 문화비축기지는 과거 석유 탱크를 활용한 전시 공간으로, 내부에 들어가면 예상 밖의 멋진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서울함공원은 이름처럼 실제 군함이 전시된 테마공원이다. 전투함과 잠수함을 직접 보고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어서 특별한 체험이 된다. 이 코스를 마친 뒤엔 망원시장에 들러 고추튀김, 족발, 닭강정 같은 먹거리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3. 도심에서 만나는 힐링 숲길, 안산자락길
서대문역에서 출발해 안산을 한 바퀴 도는 자락길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길 중 하나다. 숲이 울창하고, 황토길이 발걸음을 부드럽게 받쳐줘서 걷는 기분이 좋다.
특히 중간에 나오는 메타세콰이어길과 봉수대 전망대는 꼭 들러볼 만하다. 올라가는 길이 살짝 힘들 수 있지만, 올라가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 그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다.
너와집 쉼터나 가제 서식지로 알려진 물가를 지나는 구간에서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쉬엄쉬엄 걸으며 사색하기에도 참 좋은 길이다.
4. 유네스코 세계유산에서 걷는 고요한 시간, 파주 삼릉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만 이동하면 도착하는 파주 삼릉은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곳이다. 왕릉이 위치한 숲길은 평탄하고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공릉, 순릉, 영릉 등 세 곳의 왕릉이 연결되어 있고, 그 주변으로 조성된 길은 사계절 내내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개수나무가 늘어선 산책로, 재실 건물, 잔디밭과 정돈된 숲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을 준다.
걷기를 마친 뒤엔 근처 식당에서 매운탕이나 수제비로 속을 따뜻하게 채우면 더없이 만족스러운 하루가 된다.
5. 성곽과 기암괴석이 함께하는 인왕산 둘레길
돈의문박물관 마을에서 시작해 인왕산 성곽길을 따라 초소책방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도심 한가운데서도 등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마을을 둘러보며 옛 동네의 흔적을 보고, 골목을 빠져나오면 인왕산 능선을 따라 걷는 성곽길이 시작된다. 오르막이 살짝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초보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길 끝에는 초소를 개조한 책방 카페가 있어 여유롭게 쉬어갈 수 있다. 서울의 멋진 풍경이 내려다보이고, 바로 근처에 있는 무무대 전망대까지 연결하면 짧지만 알찬 산책이 된다.
6. 탁 트인 조망이 압권인 아차산~용마산 코스
양원역에서 시작해 아차산까지 걷는 이 코스는 조망이 정말 멋지다.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들이 여러 곳에 있고, 보루터를 따라 걸으며 역사적 흔적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용마산 5보루, 아차산 4보루, 정상부근의 3보루 등 삼국시대의 군사 유적지를 지나며 트레킹을 즐기는 독특한 코스다.
광나루역으로 내려가는 길은 계단도 많지 않고 부드럽게 연결된다. 마무리는 근처 해산물 식당에서 매생이 칼국수와 부추전, 갑오징어 무침 등으로 할 수 있어 걷고 난 뒤에도 만족스럽다.
7. 수변을 따라 여유롭게, 행주산성 둘레길
능곡역에서 버스를 타고 잠시만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행주산성은 역사적 의미도 크지만, 걷기 좋은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권율 장군의 동상이 있는 대천문부터 시작해 충장사, 덕양정, 진강정 등 역사적 장소들을 지나며 걷는 코스다. 최근에는 수변누리길이라는 데크 산책로가 새로 생겨 걷기 편해졌고, 접근성도 좋아졌다.
이 길은 경사가 거의 없고 평탄한 데크길로 구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걷는 도중에 보는 한강 풍경은 하루 피로를 풀기에 충분하고, 메타세콰이어가 늘어선 구간도 볼거리 중 하나다.
마지막엔 잔치국수, 보리비빔밥, 돈가스 같은 가볍고 푸짐한 식사로 마무리하면 하루 일정이 완성된다.
마치며
도심 가까운 곳에서, 혹은 한 시간 안팎의 거리에서 이렇게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만날 수 있다는 건 큰 즐거움이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걷기만 해도 충분히 기분전환이 되는 이런 길들. 날이 좋은 지금,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길 하나쯤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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