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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무등산 안양산 등산코스 총정리|편백나무숲 산책까지 한 번에

by 김춘옥 TV 2025. 4. 3.

시작하며

3월이 되면 겨울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지만, 그 안에서도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들이 조금씩 보인다. 이 시기에는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전남 화순에 있는 무등산 국립공원의 안양산 코스를 걸어보았다.

광주와 담양, 화순 사이에 걸쳐 있는 무등산은 다양한 등산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안양산 코스는 남부 능선을 따라 오르면서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길이다. 짧은 거리, 적당한 난이도, 그리고 하산 후 만날 수 있는 울창한 편백나무숲 덕분에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산행지로 손꼽힌다.

이번 산행은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시작해 안양산 정상까지 오르고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다소 흐린 날씨였지만 오히려 운무 덕분에 숲이 한층 더 깊고 고요하게 느껴졌고, 편백숲에서는 특별한 쉼을 얻을 수 있었다.

 

 

1. 안양산 산행 코스 개요

안양산은 해발 853m로, 무등산의 여러 봉우리 중 남쪽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무등산 자체가 고지대여서 들머리부터의 고도가 꽤 높기 때문에 정상까지의 고도차가 크지는 않다.

전체 거리도 4.5km 내외로 짧은 편이고, 계단과 흙길이 적절히 섞여 있어 가볍게 오르기 좋다.

아래는 안양산 코스를 정리한 기본 정보다.

  • 위치: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
  • 출발지: 무등산 편백자연휴양림
  • 코스: 편백자연휴양림 → 철쭉 군락지 → 안양산 정상 → 원점 회귀
  • 거리: 약 4.5km
  • 시간: 약 2시간 (휴식 포함)
  • 난이도: 초중급
  • 특징: 운치 있는 숲길, 벤치 등 휴식 공간 많음, 이정표 잘 정비됨
  • 주차요금: 중소형 2,000원 / 대형 5,000원

특히 봄철에는 철쭉, 가을에는 억새로 유명한 능선을 따라 걷게 되며, 들머리인 편백휴양림 자체가 워낙 조용하고 정갈해서 시작부터 산책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3. 올라가며 마주한 자연의 풍경들

산을 오르다 보면 경사도가 조금씩 느껴지지만, 오르막 사이사이에 벤치가 잘 마련되어 있어 쉬어가기 좋다. 특히 인상 깊었던 지점은 해발 599m를 지났을 무렵 나타나는 조릿대 군락이었다.

3월 초라 그런지 땅은 아직 차가웠고, 숲 한쪽에는 녹지 않은 눈도 남아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조릿대가 자라고 있었고, 운무까지 내려앉으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당일 산행 중 눈에 띄는 자연 변화는 다음과 같았다.

  • 초입: 낙엽이 깔린 평탄한 숲길
  • 중반: 돌계단과 흙길이 섞인 능선길
  • 정상 부근: 바닥이 질퍽하거나 얼어 있는 구간이 섞여 있음
  • 조릿대 군락: 고도가 높아질수록 식생이 바뀌며 등장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백마능선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열린 곳도 있었는데, 이날은 짙은 운무로 인해 제대로 볼 수 없었다.

 

4. 정상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

안양산 정상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체감된 건 공기였다. 낮은 고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시원하면서도 습기 어린 공기가 확실히 다르게 다가왔다. 날씨가 맑았다면 백마능선 방향의 풍경이 탁 트여 보였겠지만, 이날은 운무가 짙게 끼어 있었고 시야는 흐릿했다.

그래도 이곳까지 올라왔다는 뿌듯함은 분명히 있었다. 짧은 산행이라 해도 경사와 흙길, 계단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정상에는 표지석과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인증샷을 남기기에 충분했고, 준비해 온 도시락을 꺼내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문제는 날씨였다. 바람이 차고 김밥도 금세 차가워져 씹을수록 더 딱딱하게 느껴졌다. 이런 날엔 역시 따뜻한 국물 음식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음엔 보온병에 따뜻한 유동식을 준비해 오는 것이 좋겠다.

 

5. 하산 후 만난 편백나무숲의 여유

원점 회귀 코스이기 때문에 하산은 올라왔던 길 그대로 되돌아오는 형태다. 내려오는 길은 좀 더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고,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빛, 곳곳의 이끼 낀 돌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편백자연휴양림에 도착하면 숲 산책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이곳에서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한 바퀴 천천히 걸었다.

이 편백숲은 그냥 산책하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공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쉼터처럼 느껴진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도 적당하고, 40년 이상 자란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덮고 있어서 햇살이 강한 날에도 그늘이 좋을 듯하다.

이곳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들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 길게 조성된 산책로는 울퉁불퉁하지 않고 편하게 걷기 좋다
  • 곳곳에 벤치와 쉼터가 있어 산책 후 잠시 앉아 쉬기 좋다
  • 숲속의 집, 삼림욕장, 숲 교실, 대형 숙소 등 시설이 다양하다
  • 측백나무와 편백나무가 사계절 푸르름을 유지해 언제 와도 좋다
  • 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편이라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제격이다

 

6. 산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이번 안양산 코스를 다녀오며 느꼈던 준비물과 소소한 팁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특히 초봄이나 초겨울 산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 방수 등산화는 필수다. 바닥이 질퍽하거나 녹은 눈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어 일반 운동화는 불편하다.
  • 스패츠는 선택이지만, 진흙길에 흙 튀는 것을 방지해줘서 편하다.
  • 가벼운 방풍재킷은 꼭 챙기자. 고도가 올라가면 바람이 생각보다 세다.
  • 음식은 보온도시락이나 국물이 있는 메뉴를 준비하는 것이 더 좋다.
  • 물은 적어도 500ml 이상, 체온 유지와 갈증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 스틱은 체력소모가 적은 코스지만 무릎 보호를 위해 챙기면 유용하다.

또 하나, 무등산은 국립공원 구역이므로 쓰레기 되가져오기, 지정된 탐방로 이탈 금지 같은 기본 에티켓을 꼭 지켜야 한다.

 

마치며

무등산 안양산 코스는 짧은 거리지만 다양한 풍경과 경험이 담겨 있는 산행지다. 초입의 평탄한 임도길, 중간의 조릿대 군락과 운무 낀 숲, 정상에서의 짧은 머무름, 그리고 마지막에 만난 편백나무숲까지 하나의 흐름처럼 연결된 이 코스는 봄을 준비하기에 딱 알맞은 길이었다.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보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다음엔 철쭉이 피는 5월이나 억새가 일렁이는 가을에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 조용한 숲길을 따라 걸으며 계절을 조금 일찍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이 코스를 천천히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