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겨울 산행지를 고민하다가, 눈이 내린 직후 고대산을 선택했다. 고대산은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산으로, 민간인통제선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두세 시간이 걸리지만, 겨울철에는 조용하게 걷기 좋은 산이다. 이번에는 고대산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해 2코스로 고대봉 정상까지 올랐다. 칼바위능선을 지나 대광봉과 삼각봉을 거쳐, 하산길에는 표범폭포도 지나갔다. 산행 후에는 연천의 겨울 명소인 ‘역고드름’까지 들렀다.
1. 고대산 2코스, 어디서 시작하나
고대산 산행은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1코스와 2코스 갈림길이 나온다. 대부분 정상까지 빠르게 올라가려면 2코스를 선택하게 된다. 이 길은 총 2.6km 정도며, 정상까지 꾸준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도입부에서 확인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갈림길 위치: 주차장에서 약 400m 지점
- 이정표: 2코스 방향은 ‘고대봉 정상’ 안내 표지 있음
- 거리: 정상까지 약 2.6km 구간 계속 오르막
첫 번째 전망대에 도착하면 넓은 조망이 펼쳐져 잠시 숨을 고르기 좋다. 특히 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맞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질 정도로 공기가 맑다. 이 구간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산의 매력이 드러난다.
2. 설경은 부족했지만, 걷기엔 딱 좋았다
이틀 전 눈이 왔다고 해서 눈꽃을 기대하며 올랐지만, 3월 초의 눈은 생각보다 많이 녹아 있었다. 나뭇가지에는 거의 눈이 남아 있지 않았고, 땅바닥에만 얇게 잔설이 덮여 있었다. 그래도 곳곳에 쌓인 눈 때문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르는 게 훨씬 안전했다.
설경은 아쉬웠지만, 걷는 감각은 좋았다.
- 바닥 상태: 흙과 눈이 섞인 구간 많음
- 아이젠 필수: 미끄러운 흙길에서 유용함
- 풍경: 바닥 중심의 눈풍경, 겨울 분위기는 유지
중간중간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겨울산 특유의 고요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바람이 많지 않고 맑은 날이라 조망도 좋았다.
3. 칼바위능선과 대광봉, 진짜 산의 묘미
고대산의 백미는 칼바위능선이다. 이름처럼 날카롭고 뾰족한 암릉이 이어지는데, 눈이 덮인 덕분에 오히려 걸을 땐 더 부드럽게 느껴졌다. 능선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대광봉에 도착하게 된다. 조용한 날씨와 사람이 거의 없는 덕분에 오롯이 자연 속에 혼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구간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 칼바위능선: 적당한 스릴, 좋은 조망
- 대광봉: 한산하고 평온한 정상 느낌
- 삼각봉: 고대봉 가기 전 마지막 완만한 구간
삼각봉을 지나 300m쯤 오르면 고대산 정상인 고대봉에 도착하게 된다. 사방이 트여 있어, 한탄강부터 북쪽 산지까지 조망이 확 열리는 느낌이다.
4. 하산 코스, 조심해서 천천히
고대봉 정상을 지나면 본격적인 하산길이 시작된다. 이 구간은 경사가 급한 곳도 많고, 눈이 얼어 있는 부분도 있어 더 신중하게 내려가야 한다. 군부대가 가까운 지역을 지날 땐 우회로로 돌아가게 되는데,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방향을 잃을 걱정은 없다.
하산길에서 인상적인 지점은 다음과 같다.
- 우회 구간: 군사시설 근처는 좌측으로 돌아감
- 경사도: 상단은 급경사, 하단은 돌길 위주
- 주의사항: 발목 꺾임 방지 위해 스틱 활용 권장
하산 중에 ‘표범폭포’라는 독특한 지명을 만날 수 있다. 폭포는 겨울이라 얼어 있었고, 물 대신 빙벽 형태로 서 있었다. 바위의 결이 주상절리처럼 보이고, 얼음이 그 위에 내려앉아 있어 다른 계곡과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5. 산행 마무리는 연천 역고드름에서
산을 내려온 뒤, 차량을 타고 20분 정도 이동하면 ‘연천 역고드름’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폐터널 안에 자연스럽게 고드름이 자라는 곳으로, 12월부터 3월 사이에만 볼 수 있는 계절 한정 명소다.
터널 내부는 조명이 없어 어둡지만, 고드름 기둥들이 형성돼 있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구간은 평지라 걷기 어렵지 않고, 사진 촬영도 쉽게 가능하다.
역고드름에서 체크할 요소는 다음과 같다.
- 형성 시기: 12월~3월
- 형태: 천장에서 내려오는 고드름이 바닥까지 닿는 경우도 있음
- 포토 포인트: 입구 쪽 자연광이 들어오는 구간이 가장 좋음
계절을 타는 장소라 시기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눈 내린 뒤의 역고드름은 특히 더 인상 깊다.
마치며
이번 고대산 산행은 2코스를 따라 정상까지 오르고, 대광봉과 삼각봉을 지나 하산하면서 표범폭포까지 둘러보는 코스였다. 길이는 7.3km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았고, 아이젠과 스틱만 준비하면 초보자도 도전 가능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산행이 끝난 후 역고드름까지 연계해 하루를 알차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겨울이 끝나기 전, 연천 쪽으로 조용하고 운치 있는 산행을 하고 싶다면 고대산 2코스를 추천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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