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일본 간사이 지역 여행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교토나 오사카 같은 도시가 먼저 떠오르지만, 정작 시가현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조용한 지역 안에는 일본의 풍경, 역사,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 알면 알수록 매력이 깊어진다.
특히 비와호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여행 루트는 혼자 여행하기에도 무리가 없고, 대중교통만으로 충분히 이동 가능하다.
이번 글에서는 차 없이도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시가현 2박 3일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기차와 배, 버스를 활용해 비와호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는 여정을 따라가 보자.
1. 기차 타고 첫걸음, 우키미도에서의 시작
교토역에서 JR선을 이용하면 금세 시가현으로 이동할 수 있다.
비와호를 따라 이어지는 고사이 선을 타면 호수를 오른편으로, 히에이산을 왼편으로 두고 달리게 된다.
이 중 첫 번째 목적지는 가네다역에서 내려 루프 버스를 타고 5분 거리에 있는 겐타데마치다.
이곳에는 비와호 위에 떠 있는 듯한 사찰, 만게츠지가 자리 잡고 있다.
- 정식 명칭: 가이몬산 만게츠지
- 소속: 린자이종 다이토쿠지파
- 특징: 비와호 위에 지어진 전각, 등록문화재 지정
작고 조용한 이 절은 방문하자마자 비와호와 어우러진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후미도라는 전각은 물 위에 살짝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해가 질 무렵엔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2. 치쿠부섬에서 만나는 전설과 고요함
이후 JR을 타고 오미이마즈역으로 이동해, 근처 이마즈 항에서 배를 타고 약 25분 거리에 있는 치쿠부섬에 도착한다.
비 오는 날에 특히 운치 있는 이 섬은 비와호 8경 중 하나로 꼽히며, 전설과 신비로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 볼거리: 호간지, 미즈쿠오 스마 신사, 삼층탑
- 특징: 국보로 지정된 관음당 입구, 오래된 복도와 신사 연결
- 체험: 벤사이텐 축복 의식 체험 가능
섬 둘레는 약 2km 정도로, 걷기에도 부담 없는 거리다.
신성한 에너지를 느끼며 유적지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차분해진다.
시간만 있다면, 좀 더 여유 있게 섬 곳곳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3. 나가하마에서 보내는 느긋한 오후
치쿠부섬을 나와 배를 타고 나가하마 항으로 향한다.
JR 나가하마역은 항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로, 주변에는 전통적인 거리 풍경과 함께 다양한 상점과 박물관이 있다.
쇼핑과 식사를 즐기기에도 알맞은 곳이다.
- 대표 명소: 나가하마 오도리지 절, 쿠로카베 유리 미술관
- 체험: 유리 공예 체험 프로그램 운영
- 추천 음식: 오미규 도시락, 간단한 야키니쿠 벤또
오도리지 절은 광대한 사찰로, 전통 건축 양식과 정원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다.
특히 후시미성에서 이전해온 건물 내부는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불교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4. 히코네성에서 역사와 풍경을 동시에
JR을 이용해 히코네역으로 이동하면, 다음 날 아침에 방문할 히코네성을 위해 역 근처 비즈니스 호텔에서 1박하는 것이 좋다.
히코네성은 일본에서 몇 안 되는 원형이 남아 있는 국보 성 중 하나다.
- 건축 연도: 1622년
- 특징: 원형 보존 천수각, 에도시대 건축 양식
- 주변: 겐구엔 정원, 츠키고덴 별장, 라쿠텐 정원
성 위에서는 비와호와 이부키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을 오르면, 역사적 구조물 너머로 펼쳐지는 자연이 만들어내는 조화에 감탄하게 된다.
주변의 겐구엔 정원도 함께 둘러보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5. 다가타이샤 신사에서의 마지막 시간
히코네에서 출발해 버스를 타고 약 15분이면 도착하는 다가타이샤 신사는 시가현 최대 규모의 신사로,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두 신을 모신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천천히 걸으며 여행의 마지막을 정리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 기도 목적: 장수, 결혼운, 액운 해소
- 하이라이트: 흰색 장수 조각상, 도리이 문이 줄지은 광경
- 정원: 오쿠쇼인 이끼 정원 (입장료 있음)
이곳은 붐비지 않아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이끼로 뒤덮인 정원과 전통 건축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감정을 자아내게 한다.
여행의 마무리를 조용히, 차분하게 할 수 있는 장소로 손색없다.
마치며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가현 여행은 예상보다 훨씬 다채롭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차가 없더라도 이동이 수월하고, 각각의 장소는 역사와 자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적합한 이 여행은, 교토에서 가까우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의 풍경을 보여준다.
기차와 배, 그리고 버스를 타고 천천히 둘러보며 마음의 속도도 함께 늦춰보자.
이 여정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자신만의 감정과 마주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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