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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대만 타이중 한달살기 리얼 후기: 식비부터 디저트까지

by 김춘옥 TV 2025. 4. 8.

시작하며

대만 중부에 위치한 도시, 타이중에서의 한 달 살이는 어느새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매일 걷던 길이 익숙해지고, 자주 찾던 가게도 편안하게 느껴지던 이곳에서, 오늘 하루는 그동안의 시간을 정리하고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날이었다. 한 달 동안의 일상처럼 흘러갔던 여행을 되짚어보며, 하루의 동선을 따라 추억을 정리해본다.

 

1. 아침 햇살과 함께 걷는 타이중공원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꼭 지나야 했던 타이중공원은 어느새 가장 익숙한 공간이 되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공원 안은 다양한 동물들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로 활기가 느껴졌다. 나무 그늘 아래 거북이들이 햇빛을 쬐고 있었고, 청설모와 고양이가 서로를 경계하는 장면도 종종 목격되곤 했다.

날씨는 여전히 더웠지만, 그 무더위마저도 이곳 생활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처음엔 땀이 흘러 불편했지만, 매일같이 이 길을 걷다 보니 오히려 그 순간들이 추억으로 남았다.

🚩 위치: 타이중공원 (臺中公園)

 

2. 익숙한 맛, 기팅 김치핫팟에서의 점심

한 달 동안 자주 갔던 식당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기팅 김치핫팟이었다. 처음 방문했을 땐 호기심이 컸지만, 점차 메뉴의 익숙한 맛과 양 조절의 자유로움 덕분에 자주 찾게 되었다. 특히 치즈와 우유가 들어간 핫팟은 진하고 부드러운 국물 맛이 인상 깊었다.

처음엔 1인 1메뉴를 주문했다가 너무 배불러서 하루 종일 다른 음식을 못 먹기도 했다. 그 이후로는 한 메뉴를 나눠 먹으며 양을 조절했다. 식당을 나설 때는 ‘오늘 저녁도 여기서 먹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 위치: 기팅 김치핫팟 (偈亭-雙十總店)

 

3. 낮에도 활기 넘치는 이중지에 야시장

기팅 김치핫팟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바로 이어지는 이중지에 야시장. 평소에는 밤에만 열릴 거란 생각과 달리, 이곳은 낮에도 많은 가게들이 문을 열고 있었다. 특히 주말에는 더 많은 상점들이 운영되어 항상 활기를 띠었다.

이 야시장에서 가장 자주 먹었던 간식은 천사지파이였다. 바삭한 튀김옷과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항상 줄을 서야 했지만, 기다릴 가치가 충분했다. 그리고 호호미소보루도 빼놓을 수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해서 이곳의 대표 디저트로 손색이 없었다.

🚩 위치: 이중지에 야시장 (一中街夜市)

 

4. 본점에서 맛보는 타이거슈가와 다시 찾은 호호미소보루

한국에서는 매번 줄이 길어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타이거슈가 버블티. 이번에는 타이중 본점에서 기다림 없이 바로 맛볼 수 있었다. 진한 흑당 시럽이 바닥에 깔리고, 그 위에 쫀득한 펄과 부드러운 우유가 어우러져 달콤한 조화를 이루었다.

한 모금 마시자마자 “달다”는 말이 절로 나왔지만, 그 깊은 맛 덕분에 잊기 어려운 한 잔이 되었다. 이어서 야시장에서 항상 빠지지 않았던 호호미소보루도 또 한 번 구입했다. 바삭한 겉면과 따뜻한 속이 어우러져 마지막 날에 먹기 딱 좋은 간식이었다.

🚩 위치 (타이거슈가): 타이거슈가 (老虎堂)

🚩 위치 (호호미): 호호미소보루 (好好味冰火菠蘿油)

 

5. 루이사커피에서 만난 낯선 여행자

타이중에서의 마지막 날, 무더위 속에서 찾은 루이사커피는 마치 숨을 돌릴 수 있는 휴식처처럼 느껴졌다. 앉을 자리는 거의 없었지만, 야외 좌석에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중, 우연히 다른 여행자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세계여행 중이었고, 중국어에 능숙했다. 우리는 대만에서 언어 장벽을 자주 느꼈던 터라 그들이 부러웠다. 그들과의 짧은 대화는 특별했고, 여행 중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서로에게 그림을 선물하고, 또 다른 여행지에서 다시 만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인사를 나누었다.

🚩 위치: 루이사커피 (路易.莎咖啡)

 

6. 타이중 한 달 살이 지출 정리

한 달 동안 타이중에 머무르면서 소비한 지출을 정리해보니, 초반에 예상했던 것보다 금액이 꽤 높았다. 특히 외식과 디저트, 교통비 등이 생각보다 자주 나갔고, 주말마다 진행한 투어도 지출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생활비 요약표

항목 주간 평균 특이사항
식비 50,000~80,000원 하루 1~2끼 외식 기준
교통비 약 10,000원 버스, 택시, 투어 포함
카페·간식 약 15,000원 주 2~3회 기준
숙소비 600,000~900,000원 현지 렌트, 단기임대 기준

이처럼 타이중의 생활은 예상보다 넉넉한 예산이 필요했고, 쇼핑과 여행지를 포함한 종합적 경비는 200만원 안팎이 들었다.

 

7. 잊을 수 없는 고미습지 일몰

타이중에서의 일정 중 가장 여운이 남았던 투어는 고미습지 일몰 일정이었다. 대부분의 투어가 이른 아침에 출발해 장시간 이어지는 반면, 이 코스는 오후 4시 반쯤에 출발하여 일몰 직전에 도착하는 구조였다.

시간적 여유도 있었고, 이동 중의 피로도도 적었다. 해가 지며 습지에 붉은 빛이 물드는 장면은 사진보다 더 인상 깊었다. 바람은 잔잔했고, 고요한 물결 위로 하늘이 비쳐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까지 시간을 보내며 멍하니 서 있었고, 모든 감각이 고요 속에서 정돈되는 느낌이었다. 투어 종료 후에는 펑지아 야시장 인근에서 하차하여 저녁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었다.

 

8. 궁원안과에서 태양병 구입

대만 대표 과자 중 하나인 태양병. 타이중이 그 원조라는 정보를 듣고, 마지막 날 숙제처럼 챙기기로 했다. 방문한 곳은 ‘궁원안과’라는 이름의 가게였는데, 과거 안과였던 건물을 개조한 베이커리이자 디저트숍이었다.

겉보기엔 유럽풍 건축물처럼 보여 관광지 같은 느낌이 있었고, 내부에 들어서니 고급스러운 제과 코너가 정돈되어 있었다. 태양병은 개별 낱개로는 판매하지 않았고, 모두 상자 단위로 판매되고 있었다.

시식을 요청하니 친절하게 제공해주었고, 다양한 종류 중에서 포장 패키지에 타이중 이미지가 담긴 제품을 선택했다. 차도 함께 내주며 설명까지 해줘서 구매 과정도 편안했다.

맛은 전통과자가 가진 고소함과 담백함이 동시에 느껴졌고, 은은한 단맛 덕분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유통기한은 보통 2주 정도로 짧지만, 그 신선함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 위치: 궁원안과 (宮原眼科)

 

마치며

한 달 동안 타이중에 머물며 누린 시간은 단순한 여행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익숙하지 않던 골목은 매일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익숙해졌고, 자주 찾던 카페나 식당은 어느새 마음 놓고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매일이 새로운 날처럼 느껴졌던 초반의 긴장감은 점차 안정감으로 바뀌었고, 마지막 날이 다가오자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한 달은 ‘살아보는 여행’이라는 말의 의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에 다시 타이중을 찾게 된다면, 이 마지막 날의 여운도 함께 떠올릴 것 같다.

 

#대만타이중한달살기#대만로컬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