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대만 여행을 여러 번 다녀본 사람이라면 타이페이, 타이중, 가오슝 같은 도시들이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대만 남부에 있는 ‘타이난’이라는 도시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다.
이번에 이 도시에 한 달 동안 머물며 지내 보니, 왜 현지인들과 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타이중보다 좋다고 말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타이난에서의 한달살기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여행의 경험이었다.
이 글에서는 숙소 선택부터 동네 분위기, 산책하며 마주친 공간들, 현지 음식을 먹으면서 느낀 점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1. 타이난에서 머문 숙소: 108 HOUSE INN
📍 위치와 기본 환경
숙소로 선택한 곳은 '108 HOUSE INN 壹零捌巷會館'이다.
이곳은 타이난 도심 속 골목에 자리잡은 숙소로, 관광 명소들과 가까워 접근성이 매우 좋았다.
📍 위치: 108 HOUSE INN 위치 보기
🛏 실내 구성과 특징
- 객실에는 기본적인 수납장이 잘 마련되어 있어, 장기 체류 시 필요한 짐들을 정리하기 수월했다.
- 작은 책상과 의자가 있어 간단한 작업이나 식사도 가능했다.
- 방충망이 설치된 창문 덕분에 벌레 걱정 없이 창문을 열 수 있었다.
- 무제한 제공되는 정수 물이 있어 따로 물을 사러 나가지 않아도 됐다.
- 뜨거운 물이 강한 수압으로 잘 나와 샤워 스트레스가 없었다.
☕ 1층 카페 공간
건물 1층에는 카페가 함께 운영되고 있어, 숙소 투숙객은 카페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공간은 조용하고 쾌적해 노트북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기에 좋았다.
카페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매일 똑같은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2. 하야시 백화점과 타이난 골목길
🏬 1932년 건축된 건물
숙소에서 몇 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하야시 백화점(Hayashi Department Store)’은 타이난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건축물 중 하나이다.
이 건물은 1932년에 세워졌고, 타이난 최초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 위치: 하야시 백화점 위치 보기
🛍 오래된 외관과 내부
외관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고, 내부에는 소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전시 공간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백화점과는 다른, 문화 공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이곳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골목길은 산책하기 좋았고,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아도 풍경이 그대로 엽서처럼 느껴졌다.
3. 옛 호텔의 변신, 타이난 용스토리
🏨 1969년에 지어진 공간의 새로운 모습
‘타이난 용스토리(Tainan Lòng Story, 南埕衖事)’는 원래 1969년에 지어진 호텔 건물이었다.
현재는 8층짜리 건물 전체가 감각적인 아이스크림 가게로 리모델링되어 운영 중이다.
📍 위치: 타이난 용스토리 위치 보기
🍦 겨울이라 방문만으로 만족
대만의 겨울은 비교적 따뜻하지만, 아이스크림이 당길 만큼 덥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외관만 구경하고 돌아섰지만, 오래된 건물을 활용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4. 손그림 포스터가 있는 전미극장
🎥 1950년대 감성이 살아 있는 극장
‘전미극장(全美戲院)’은 1950년대에 지어진 고전적인 분위기의 영화관이다.
특히 이 극장은 지금도 모든 영화 포스터를 손으로 직접 그린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 위치: 전미극장 위치 보기
🖌 창의력 가득한 포스터
영화의 대표 이미지를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만의 해석을 담아 자유롭게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조커, 픽사 캐릭터, 트랜스포머 등 다양한 소재들이 익살스럽고 개성 있게 그려져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5. 관우를 모시는 사원, 사전무묘
🛕 17세기부터 이어져 온 신앙
‘사전무묘(臺灣祀典武廟)’는 1665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사원으로, 삼국지의 인물인 관우 장군을 신으로 모시는 장소이다.
📍 위치: 사전무묘 위치 보기
📿 상업과 번영을 기원하는 공간
관우는 대만에서 무사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상업의 수호신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이 사원은 여행객뿐 아니라 지역 상인들의 방문이 잦다.
정중앙에는 관운장의 위엄 있는 조형물이 자리잡고 있었고, 다양한 신들이 함께 봉안되어 있었다.
향 냄새가 가득한 사원 내부는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6. 네덜란드의 흔적이 남은 적감루
🏯 타이난의 대표 유적지
‘적감루(赤崁樓)’는 1653년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지은 요새로, 이후 중국 정성공 세력이 탈환하면서 중국식 건축 양식이 더해진 유서 깊은 장소이다.
📍 위치: 적감루 위치 보기
🧱 공사 중이지만 들어갈 가치는 충분
방문 당시 일부 구역은 보수 공사 중이었고, 모든 건물을 다 볼 수는 없었지만 입장료(성인 70원)를 내고도 아깝지 않은 방문이었다.
타이난의 역사와 문화가 이 한 곳에 압축되어 있다는 점에서, 여행 일정에 꼭 포함해도 좋은 장소이다.
🐟 요새 안의 정원과 연못
안으로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함께 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연못이 펼쳐진다.
관람 가능한 공간은 제한적이었지만, 정원과 함께 배치된 건축물은 조용한 감동을 안겨줬다.
7. 대만식 우육탕의 진수, 현지 맛집 방문
🍜 평일 점심 시간대를 노려 입장 성공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우육탕 전문점 ‘CAI BEEF SOUP(阿財牛肉湯 西門x保安店)’은 평소에 줄이 긴 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평일 점심시간이 지난 애매한 시간에 도착해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 위치: CAI BEEF SOUP 위치 보기
🥢 음식 구성과 맛
- 우육탕: 면이 들어가지 않은 형태로, 국물은 진하고 소고기는 부드러웠다.
- 루러우판: 고기 밥으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 한 공기 뚝딱이었다.
- 공심채 볶음: 갓 볶은 채소 특유의 향과 식감이 살아 있었다.
💰 가성비와 식사 만족도
총 세 가지 요리를 먹고도 지불한 금액은 14,000원이 채 되지 않았다.
대만 소고기 요리는 당일 도축한 고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신선도가 뛰어난데, 이 가격대에 이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8. 단골로 인정받은 타이난 버블티집
🧋 취향을 기억하는 가게 직원
자주 찾던 버블티 가게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노 슈가, 노 아이스’라는 주문 방식을 직원이 먼저 기억해주는 걸 경험했다.
외국에서 단골로 인식된다는 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 중 하나였다.
🍹 일상 속 작은 여유
타이난에서는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동네를 걷고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충실하게 채워졌다.
버블티 한 잔과 함께한 이 일상은 그 자체로 편안하고 의미 있는 여행의 한 장면이었다.
마치며
타이난에서 보낸 한 달은 관광보다도 ‘살아보는 여행’에 더 가까웠다.
계획 없이 동네를 걸으며, 식당에 들러 식사하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반복되었지만 그 모든 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유적지들은 마치 동네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고, 현지인들의 일상 속에 여행자가 녹아드는 느낌이 인상 깊었다.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가 이어졌고, 그렇게 채워진 한 달은 타이난이라는 도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
이번 체류를 통해 알게 된 건, 오래 머무를수록 천천히 스며드는 도시의 매력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앞으로 또 다른 도시에서 살아보게 될 기회가 있다면, 타이난에서 보낸 시간은 좋은 기준이 되어줄 것 같다.
#타이난로컬생활#대만한달살이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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