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작은 도시, 상동의 역사와 사라진 시간들

시작하며

강원도 영월군 깊은 산골에 자리한 상동은 한국에서 독특한 역사를 가진 곳이다. 과거 세계적 수준의 텅스텐 광산이 운영되며 많은 인구와 산업이 몰렸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인구 17명의 작은 도시로 남아 있다. 한국에서 가장 작은 도시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배경과 그 안에 담긴 역사, 그리고 다시 살아날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텅스텐 광산과 함께했던 상동의 전성기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상동은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적으로도 품질이 우수한 텅스텐 광산이 자리해, 군수산업, 반도체, 정보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 꼭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던 핵심 생산지였다.

📊 상동광산의 특징

• 총 매장량: 약 5,800만톤 이상
• 텅스텐 함유량: 약 0.44% (세계 평균 대비 약 2.5배 높은 수치)
• 추정 경제적 가치: 약 60조원

상동광산에서 생산된 텅스텐은 당시 한국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포항제철 설립에도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상동은 당시 거주 인구 2만5,000명, 유동인구 5만명에 이르는 번화한 산업도시로 자리 잡았다.

 

2. 중국산 저가 공세와 폐광 이후의 상동

1990년대에 접어들며 상황은 급변했다. 중국산 저가 텅스텐이 세계 시장에 대량 공급되면서, 상동광산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1994년 광산 운영이 중단되면서, 상동의 경제는 크게 위축됐다.

📉 소유권 변천 과정

• 대한중석 운영
• 1994년 폐광
• 거평그룹 인수
• 거평그룹 부도 후 IMC로 소유권 이전
• 현재 캐나다 기업 알몬티 소유

자원빈국인 한국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 광물 생산지가 민영화 과정에서 외국 기업 손에 넘어간 것은 지금도 아쉬운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3. 텅 빈 도시가 된 상동의 현재

광산 폐쇄 이후, 경제 기반이 사라지며 주민 대부분이 상동을 떠나게 됐다. 과거 상업과 주거의 중심지였던 구래리와 상동시장은 지금 대부분이 폐업하거나 철거된 상태로 남아 있다.

🏫 남아있는 교육시설 현황

• 상동중학교: 학생 4명, 교직원 8명
• 상동고등학교: 학생 9명, 교직원 8명

특히 상동고등학교는 학생 수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외부에서 학생을 유치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학생 대부분이 야구부 소속으로, 전국에서도 드문 형태의 학교 운영 사례로 남아 있다.

 

4. 인구 17명, 한국에서 가장 작은 도시가 된 이유

2025년 현재 상동읍 인구는 17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상동은 여전히 '읍'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현행 지방자치법 때문인데, 일단 읍으로 승격되면 인구가 줄어도 읍 지위를 유지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 읍 유지의 법적 배경

• 읍 승격 기준: 인구 2만명 이상 및 시가지 구성 비율 충족
• 1973년 읍 승격 이후, 인구 급감에도 법적 지위 유지

이처럼 법적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 상동은 '한국에서 가장 작은 도시'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5. 상동,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최근 상동광산 재가동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캐나다 기업 알몬티는 광산 정비와 시설 재구축을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텅스텐 정광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 광산 재개와 지역 회생 방안

• 2025년 텅스텐 정광 생산 재개
• 사원 모집 및 관련 시설 정비 완료 단계

다만, 광산 가동만으로 지역 전체가 살아나기는 어렵다. 상동이 가진 자연환경과 역사적 자원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외부 인구 유입을 위한 정주 여건 개선 같은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

 

마치며

상동은 한국 근현대 자원 개발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지역이지만, 시대 변화와 정책 판단 착오로 인해 급격히 쇠퇴한 곳이다.

다시 한번 상동이 가진 자원과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고, 지역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광산 재개에 맞춘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동의 미래는 단순한 한 마을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자원 전략과 지역 소멸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