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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바닷가에 남겨진 폐건물, 그곳에서 발견된 강제노역의 흔적

by 김춘옥 TV 2025. 3. 2.

시작하며

전라남도 해남의 한적한 마을에서 독특한 형태의 폐건물이 발견되었다. 이 건물은 높은 벽과 아치형 입구를 가지고 있으며, 내부 구조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미로를 연상시킨다. 특히 건물의 일부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용도를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이곳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건물의 구조와 재료를 분석한 끝에, 일제강점기와 관련된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연 이 건물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리고 그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1.  독특한 구조의 폐건물

 미로처럼 얽힌 내부

이 폐건물은 외부에서 보면 단순한 직사각형 형태를 이루고 있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건물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아치형 입구: 일정한 간격으로 나열된 아치형 출입구는 일반적인 건축물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 뚫려 있는 천장: 2층으로 보이는 공간에는 지붕이 없으며, 천장에는 깔때기 형태의 구멍이 나 있다.
  • 미로 같은 통로: 건물 내부는 일직선 구조가 아니라, 여러 개의 좁은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이와 같은 특징들은 단순한 주거용 건물이라기보다는 특정한 목적을 위한 시설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 분석

건축 전문가들은 사용된 재료와 건축 기법을 토대로 이 건물이 1940년 전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한 점이 당시의 건축 방식과 일치하며, 오랜 시간 방치된 탓에 구조물 곳곳에 부식이 진행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또한, 건물의 천장에 뚫려 있는 구멍이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설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  또 다른 폐건물의 존재

 유사한 형태의 건물 발견

마을 주민들은 이 건물과 유사한 구조물을 또 하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마을에서 약 1km 떨어진 산중턱에는 이와 비슷한 모습의 또 다른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두 건물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 아치형 입구 구조
  • 지붕이 없는 2층 형태
  • 천장에 뚫린 구멍들

이처럼 두 건물의 구조가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서, 동일한 용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건물의 용도에 대한 가설

두 건물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정한 작업을 위한 시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건물이 단순한 창고가 아니라, 채굴된 광물을 저장하거나 운반하기 위한 시설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3.  명반석과 강제노역의 흔적

 건물의 원래 용도

조사 결과,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시절 명반석을 채굴하고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명반석은 알루미늄을 정제하는 데 필수적인 광물로, 당시 일본은 전쟁을 위한 군수물자 생산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산중턱에서 채굴된 명반석은 이 건물을 거쳐 바닷가로 옮겨졌으며, 이후 선박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 내부에 뚫린 구멍들은 명반석을 저장하거나 이송하는 과정에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4.  강제동원의 아픈 역사

 강제노역의 현실

당시 해남 지역에는 최소 800명 이상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되어 광산에서 채굴 작업을 수행했다. 이들은 혹독한 노동 환경 속에서 하루 종일 명반석을 캐거나 운반하는 일을 해야 했으며, 도망을 시도할 경우 심한 처벌을 받았다.

이러한 강제 노동의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다. 당시 조선인들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광산 노동에 동원되었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감당해야 했다. 탈출을 시도하면 가혹한 처벌을 받았으며, 식량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동안 이들의 존재는 역사 속에서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으며, 공식적인 기록도 부족한 실정이었다.

 광복 이후에도 이어진 비극

광복을 앞둔 시점에도 이곳에서 강제노역이 지속되었으며, 당시 250명의 노동자들이 제주도로 강제 이송되었다. 그러나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배가 화재로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118명의 조선인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으며, 일본은 자국민만 구조하고 조선인 희생자들은 방치했다. 이 사건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충분한 조사와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희생자들의 가족들은 여전히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아픔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공식적인 역사 기록에서도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마치며

해남의 폐건물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강제노역과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장소였다. 당시 강제로 동원된 조선인들은 혹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일해야 했으며, 해방 이후에도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다.

이제라도 이러한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을 삼아야 할 것이다. 현재 이 건물은 방치된 상태로 남아 있지만, 역사적 가치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보존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장소들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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