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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숙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침대 열차, 상하이까지의 특별한 10시간 여행기

by 김춘옥 TV 2025. 7. 11.

시작하며

낯선 사람과 같은 방에서 자는 일이 쉽진 않지만, 가끔은 그런 특별한 경험이 우리 일상에 색다른 추억을 남겨주곤 하더라고요. 오늘은 시속 350km로 달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침대 열차를 타고, 밤새 상하이로 향했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편안함과 불편함 사이, 느리면서도 빠른 그 묘한 야간 기차 여행이었답니다.

 

1. 이 기차, 도대체 어떤 기차일까?

(1) 침대에서 시속 350km, 실감 나시나요?

이 고속 침대 열차는 중국 선전에서 상하이까지 약 1,623km 거리를 10시간 19분 만에 주파합니다. 최고 속도는 무려 350km/h.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이 열차는 실제로 2024년 10월부터 정기적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해요.

요금은 900위안, 우리 돈으로는 약 16만원 안팎이고요. 겉모습은 평범한 열차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확실히 다르답니다.

 

2. 기차 안, 진짜 호텔 같을까?

(1) 룸메이트와 함께 자는 네 칸짜리 객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KTX와는 전혀 달랐어요. 객실 하나에 2층 침대 2개, 총 4개의 침대가 있는 구조였거든요. 처음엔 ‘어색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중국의 야간열차 문화 자체가 조용한 걸 존중하는 분위기여서 의외로 불편함은 덜했어요.

📝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말이 없어도 부담 없는 이 구조가 편할 수 있어요

  • 룸메이트가 낯설다면 친구나 가족과 4인 전부 예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 커튼이 없는 칸도 있으니,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면 7~8호차를 추천드려요 (해당 칸엔 커튼이 설치되어 있어요)

 

3. 객실 내부는 어땠을까?

(1) 작지만 알차게 채운 공간

내부는 꽤 알차게 꾸며져 있었어요. 제가 인상 깊었던 건 다음과 같아요.

📝 꼭 챙겨보고 싶은 객실 구성

  • USB, Type-C 콘센트 모두 있고, 개인 독서등도 2단계로 조절 가능해요

  • 침구류가 깔끔하고 부드러워서 잠자리는 꽤 편안했어요

  • 슬리퍼 4켤레가 색깔별로 제공, 헷갈릴 일 없어서 좋아요

  • 침대 간격이 넉넉(약 100cm)해서 앉아 있기에도 무리 없었어요

 

4. 무료 제공 품목, 작지만 정성 가득

(1) 기차 타면 주는 선물들

침대 객실 이용 승객에게는 작은 편의용품 가방이 주어졌어요. 여행 중 생각보다 유용했답니다.

📝 챙겨주는 무료 편의품 목록

  • 칫솔, 치약, 수건 2장

  • 세안제, 페이스 크림, 빗

  • 캐슈넛, 오렌지 주스, 미니 바게트

  • 소독 티슈 등 간단한 간식과 위생용품

특히 롱샴 스타일의 파우치 가방 안에 모두 담겨 있어서, 여성분들 화장품 파우치 대용으로도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큼 괜찮았어요.

 

5. 열차에서 만난 작은 특별함

(1) 칵테일과 핫팟, 그리고 조용한 룸메이트

기차 안에는 식당차도 있었는데요, 재미있게도 칵테일 메뉴가 있더라고요. 이름은 ‘Two Grapefruits’. 사실은 자몽 주스 2스푼과 얼음 한 컵이었지만, 분위기만큼은 그럴싸했어요.

또 지나가면서 보이는 지역들, 예를 들어 광둥성 차오산이나 샤먼, 항저우 같은 도시들도 밤 열차 특유의 감성 속에서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룸메이트들과는 말이 거의 없었지만, 그게 오히려 더 편했던 느낌도 있었고요.

 

6. 상하이 도착, 아침을 여는 풍경

(1) 도착하자마자 찾아간 아침 식사

상하이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7시가 조금 안 되는 시각. 출출하던 차에 바로 팬에 구운 돼지고기 만두를 먹었는데요,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아침 만두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외에도 게살과 알이 들어간 수프 만두, 그리고 게살 국수는 정말 고급스러운 맛이었어요. 낯선 도시에서 익숙한 따뜻함을 느낀 순간이었죠.

 

7. 여행 마무리는 사람 냄새 나는 거리에서

(1) 정안사, 인민광장, 그리고 난징동루

고속열차로 이동은 빠르게 했지만, 도심에 도착한 뒤엔 오히려 천천히 걷는 시간이 더 소중했어요.

정안사는 스타벅스와 애플 매장 사이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고요, 인민광장은 마치 뉴욕 타임스퀘어 같았어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낡은 붉은 벽돌 교회나, 동양과 서양의 건축이 함께 있는 번드 지역은 잊지 못할 풍경이었답니다.

 

마치며

빠르게 달리는 열차 속에서 잠을 자고, 도시에 도착해 천천히 걷는 여정. 이 두 가지 속도가 묘하게 잘 어울렸던 여행이었어요. 혼자 여행을 떠나도, 조용한 룸메이트들과 함께라면 마음 편히 쉴 수 있다는 것도 새삼 느꼈고요.

침대 열차,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경험’이 되어 준 그 시간이 참 특별했습니다.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시끄럽지 않은 여행을 원하실 때 이 고속 침대 열차를 떠올려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