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하네다공항을 이용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공항 기능만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곳은 그 자체로 꽤 흥미로운 공간이다. 특히나 곳곳에 설치된 자판기만 500대가 넘는다고 하는데, 종류도 매우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엔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걸 넘어서 실제로 자판기 음식을 하나씩 골라 먹어봤다. 과연 어떤 음식들이 있었고, 맛은 어땠는지 하나씩 정리해본다.
1. 일본식 디저트, 작고 귀여운 떡 시리즈
자판기에서 디저트를 꺼낸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지만, 일본은 디테일의 나라답게 퀄리티가 꽤 높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카페오레 떡’과 ‘밀키 떡’.
제품명 | 구성 재료 | 특징 요약 |
---|---|---|
카페오레 떡 | 커피 페이스트, 마시멜로, 찹쌀떡 | 쌉쌀한 커피와 부드러운 떡의 조화 |
밀키 떡 | 연유 페이스트, 마시멜로, 찹쌀떡 | 달콤하고 쫀득한 디저트형 떡 |
카페오레 떡은 도토루 커피 브랜드에서 만든 제품으로, 쌉쌀한 커피 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마시멜로와 쫄깃한 떡이 잘 어우러졌다. 밀키 떡은 일본 국민 사탕인 밀키에서 착안한 제품으로, 연유맛이 부드럽게 퍼지는 느낌이 강했다. 두 제품 모두 크기도 작아 간편하게 즐기기 좋았다.
2. 캔에 담긴 라면? 그리고 자동 조리되는 라면까지
라면 자판기는 두 가지 종류로 나뉘었다. 하나는 통조림처럼 캔에 담겨 있는 형태, 다른 하나는 주문 후 자판기 내부에서 직접 조리되어 나오는 방식이다.
비교 항목 | 캔 라면 | 즉석 조리 라면 |
---|---|---|
조리 여부 | 따로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음 | 자판기 내부에서 자동 조리됨 |
면 식감 | 굵고 약간 우동처럼 탱탱함 | 쫄깃하고 일반 라면 수준 이상의 탄력 |
국물 맛 | 은은한 간장 베이스, 깔끔한 감칠맛 | 진한 돼지뼈 해산물 육수의 깊은 맛 |
토핑 구성 | 차슈, 멘마, 면 등 기본 재료 | 두툼한 차슈와 멘마, 나루토까지 포함 |
캔 라면은 단순한 간편식일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구성이 괜찮았고, 식감도 꽤 흥미로웠다. 즉석 조리 라면은 품질 자체가 다르다. 라면집에서 바로 나온 듯한 비주얼에, 깊은 국물 맛이 인상적이었다. 자판기에서 이런 라면이 가능하다는 게 놀라웠다.
3. 매콤한 명란과 바삭한 바게트의 환상 조합
바게트 속에 후쿠오카산 명란이 듬뿍 들어 있는 이 자판기 메뉴는, 전자레인지나 토스터로 데워 먹는 제품이었다.
- 명란이 풍부하게 들어 있음
- 버터와 함께 구워 먹으면 더 고소함
- 빵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함
- 조리 방법에 따라 식감이 달라지는 재미
데운 후에는 명란 특유의 풍미가 살아나고, 버터와 어우러진 빵이 마치 갓 구운 것처럼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토스터에 살짝 굽는 방식이 더 맛있었다.
4. 주먹밥처럼 생긴 레이어 케이크
비주얼만 보면 진짜 삼각김밥처럼 생겼는데, 알고 보니 바닐라 크림, 초코 쿠키, 코코아 크레이프, 퍼프 페이스트리까지 층층이 다른 맛이 느껴지는 디저트였다.
- 바닐라 크림
- 코코아 크레이프 (김처럼 생긴 외피)
- 초코쿠키 조각
- 퍼프 페이스트리 바닥
재밌는 건, 포장을 삼각김밥처럼 개봉할 수 있게 설계돼 있었다는 점. 시각적 재미와 함께 실제로도 꽤 잘 만든 디저트였다.
5. 공항 자판기에서 즐기는 기내식 스타일 도시락
비행기 탑승 없이도 기내식 스타일의 도시락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꽤 흥미로웠다. 내가 선택한 메뉴는 치킨라이스와 치즈 햄버그가 메인인 구성.
- 치킨라이스: 케찹이 잘 배어든 새콤한 맛
- 치즈햄버그: 데미글라스 소스에 치즈가 녹아 있음
- 곁들이 채소: 로마네스코와 옥수수
전자레인지로 데운 후 먹으니, 햄버그에서 육즙이 살아있었고 치즈도 고소하게 녹아들었다. 도시락 뒷배경은 활주로가 프린트돼 있어 여행 기분을 더욱 끌어올려줬다.
6. 후지산을 닮은 카누레
비주얼만으로도 확 끌렸던 제품. 실제 후지산을 모티브로 한 듯한 카누레로, 상자부터 포장까지 고급스러웠다.
- 윗면은 화이트 초콜릿과 술지게미 파우더
- 내부는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 소주와 술지게미의 풍미가 은은하게 퍼짐
냉동 상태로 제공돼 실온에서 20~30분 정도 두었다가 먹는 방식인데,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의 조화가 정말 인상 깊었다. 디저트로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충분한 느낌.
7. 유명 레스토랑의 쇠고기 카레
도쿄의 유명 촬영장에도 납품된다는 오베르진의 카레를 자판기로 만났다. 밥은 포함돼 있지 않아 따로 준비해야 한다.
- 큼직한 고기가 넉넉하게 들어 있음
- 버터와 생크림이 들어가 진하면서도 부드러움
- 처음엔 순한 맛, 뒤에는 살짝 매콤함이 올라옴
편의점에서 구매한 흰쌀밥과 함께 먹었는데, 고기 크기나 소스 농도가 일반 레토르트 제품과는 확실히 달랐다. 정성스럽게 만든 느낌이 강하게 났다.
8. Butter no Itoko – ‘버터의 사촌’이라는 이름의 디저트
버터를 만들고 남은 무지방 우유로 만든 디저트. 금색 포장지가 고급스럽게 느껴졌고, 내부 구성도 만족스러웠다.
- 와플처럼 생긴 부드러운 쿠키
- 무지방 우유잼
- 버터크림 샌드
한입 먹으면 진득한 우유크림이 퍼지는데, 무겁지 않고 담백하다. 부드러우면서도 밀도 있는 디저트를 좋아한다면 잘 맞을 수 있다.
9. 콜드스톤 파르페 아이스크림
딸기가 듬뿍 들어간 아이스크림에 생크림과 스펀지케이크까지 들어 있는 구성. 자판기에서 이 정도 퀄리티가 나오는 게 놀라웠다.
- 딸기, 생크림, 스펀지케이크 조합
- 화이트 초콜릿 장식 포함
- 맛은 상큼하면서도 크리미함
숟가락이 동봉돼 있어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다. 생딸기의 신맛과 생크림의 달콤함이 잘 어우러져 후식으로 손색이 없었다.
10. 민트 바닐라 베이스의 팝핑샤워 아이스크림
배스킨라빈스에서 유명한 팝핑샤워도 자판기로 구매 가능했다. 일본 내에서도 여전히 인기 많은 맛.
- 바닐라 + 민트 조화
- 톡톡 터지는 캔디 포함
- 과하게 달지 않아 깔끔함
민트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먹기 괜찮을 정도로 은은한 민트 향이 나며, 입 안에서 터지는 사탕이 재미를 더해준다. 자판기 디저트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았다.
마치며
하네다공항의 자동판매기는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선다. 종류도 다양하고, 음식 자체의 퀄리티도 상당히 괜찮다.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려는 사람부터, 일본 특유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사람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자판기 경험이었다. 다음에 하네다공항을 이용할 일이 있다면, 꼭 한 번쯤은 이 자판기들을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진짜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일본의 세심한 감각이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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