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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근교 봄 드라이브 추천 코스, 양평 두물머리부터 용문서울

by 김춘옥 TV 2025. 4. 6.

시작하며

봄기운이 가득한 요즘 같은 계절, 가까운 곳으로 잠시 바람 쐬러 다녀오고 싶어지는 때다. 도심에서 너무 멀지 않으면서도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양평은 좋은 선택지다. 강과 산이 어우러지고, 문화와 전통이 공존하는 이 지역은 하루 코스로도 충분히 여유롭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에서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양평의 대표적인 명소 세 곳을 소개해본다. 각각의 장소가 갖는 분위기와 매력을 따라 걷다 보면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 두물머리 – 강물 따라 걷는 평온한 아침

양평 양서면에 위치한 두물머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이다. 이름 그대로 두 갈래의 물이 하나로 이어지는 이곳은 자연 풍경이 탁 트여 있어 드라이브와 산책 모두에 제격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오래된 느티나무다. 수백 년을 버틴 이 나무는 그 자체로 역사의 한 장면 같으며, 그늘 아래에서 강을 바라보면 시간도 느리게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두물머리는 해가 뜨는 시간에도, 지는 순간에도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바람이 잔잔한 날엔 강 위로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가 여럿 눈에 띄는데, 특히 황포돛단배가 정박된 장면은 이 지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다.

공식 주차장이 인근에 있어 차량을 이용해도 접근이 어렵지 않으며,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도심의 번잡함을 잠시 잊고 싶은 날, 두물머리는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수 있다.

 

2. 세미원 – 꽃과 정원의 조화로움

두물머리에서 차로 몇 분 거리에는 세미원이 있다. 한강 상류 쪽에 조성된 이 정원은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는 공간으로, 사계절 내내 변하는 풍경이 방문할 때마다 색다른 인상을 남긴다.

봄에는 수선화, 튤립, 목련 등 다양한 봄꽃이 피어나며, 넓은 정원 곳곳에서 산책을 즐기기 좋다. 세미원의 이름은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맑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실제로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입구에 들어서면 '불이문'이라는 전통 문양의 조형물이 보인다. 이 문은 사람이 자연과 하나라는 철학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공간 전체의 테마를 잘 보여준다.

정원 안쪽에는 조선시대 정조의 배다리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다리도 있다. 장독대를 활용한 분수나, 고전 회화를 바탕으로 꾸민 정원도 마련돼 있어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7,000원이며, 청소년과 경로 우대 요금은 4,000원이다. 5세 이하 유아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계절과 행사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다소 달라질 수 있으니 미리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3. 용문사 – 천년의 시간을 머금은 사찰

세미원을 지나 조금 더 차를 달리면 용문산 자락에 자리 잡은 용문사에 도착하게 된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찰은 산 속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어, 하루 나들이의 마무리로 적당한 장소다.

사찰로 가는 길은 비교적 평탄하고 잘 정비되어 있어 가볍게 산책하듯 걸어가기 좋다. 길 옆으로는 맑은 물이 흐르고, 봄바람이 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복잡한 마음도 자연스레 정돈된다.

용문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약 1,100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나무는 사찰과 함께 오랜 시간을 견뎌온 존재로, 한참을 올려다보게 만드는 위엄이 있다.

본당 안으로 들어가면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이런 조용한 장소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느낌이다.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사찰 내부에 자체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접근성도 좋다.

 

마치며

양평은 서울에서 멀지 않지만, 도착과 동시에 전혀 다른 공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을 준다. 두물머리에서 여유로운 강변 산책을 시작으로, 세미원에서 자연과 전통을 느끼고, 용문사에서 깊은 호흡을 내쉴 수 있다면 그 하루는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봄의 생생함이 가득한 이 계절, 가까운 양평으로 한나절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