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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탑골공원에 노인들이 사라진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by 김춘옥 TV 2025. 9. 4.

시작하며

"요즘 탑골공원이 너무 조용해졌어요."

종로3가를 지나다 보면 한 번쯤은 들러보게 되는 곳이 바로 탑골공원이지요. 예전엔 공원 안팎에 모여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 무료급식 줄을 서시던 모습이 참 익숙했는데요. 지금은 그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왜 그 많던 어르신들이 사라진 걸까요? 단지 더위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보다 더 깊은 사정이 있는 걸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1. 늘 북적이던 탑골공원이 텅 빈 이유

(1) 바둑 장기 금지, 단순한 규제 이상의 변화

공원에 사람이 없다는 건 단지 ‘날이 더워서’로는 설명이 안 되더라고요. 늘 어르신들로 가득하던 곳이 조용한 건, 뭔가 큰 변화가 있다는 뜻이니까요.

구청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7월 말부터 탑골공원 내에서 바둑과 장기 등 오락 행위가 전면 금지되었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술을 드시고 고성이 오가고, 싸움까지 벌어지는 일이 잦았다는 거죠. 심지어 하루에도 여러 번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해요.

오락 자체가 문제였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모이는 공간이 점점 무질서해지면서 결국 구청이 단호한 결정을 내린 것이죠.

 

2. 어르신들의 새로운 공간은 어디일까

(1) 바둑과 장기, 포기할 수 없는 취미

그렇다면 그 많던 어르신들은 지금 어디 계실까요? 다들 집에 계신 걸까요? 아니요. 집에서만 계시기엔 너무 답답하고 무료하다는 게 어르신들의 공통된 이야기예요.

📝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 1. 장기 두시던 분들은 노인복지센터로 옮기셨어요.
    • - 안국역 북쪽의 노인복지센터 장기실은 에어컨도 잘 나오고 시원한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요.
    • - 그런데도 "재미없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왜냐하면 훈수도 못 두고, 웃고 떠들 수도 없으니까요.
  • 2. 바둑을 즐기던 분들은 종묘공원 쪽으로 가셨어요.
    • - 종로성당 근처, 종묘원 나무 그늘 아래 조용히 모여 계신다고 해요.
    • - 다만 예전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는 아니고, 꽤 차분한 분위기라 호불호가 갈립니다.
  • 3. 복지센터가 불편하다는 분들은 야외로 다시 나왔습니다.
    • - “차라리 덥더라도 밖에서 장기를 두는 게 낫다” 하시며 그늘 아래에 모여서 장기를 두시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고 해요.

 

3. 그 시절 탑골공원이 그리운 이유

(1)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일부였던 공간

탑골공원은 어르신들에게 단순한 쉼터가 아니었어요. 누구는 집에서 너무 조용해서 나오셨고, 누구는 친구 만나 수다 떨러, 또 누구는 오랜 습관처럼 나와 바둑 한 판 두며 하루를 보내셨죠.

저도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게, 노인분들께 가장 중요한 건 ‘관계’와 ‘일상’이라는 점이었어요.

그런데 갑작스레 그 일상을 빼앗긴 셈이 되니, 허전하고 적응이 안 되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 어르신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

  • - “집에 있어 봐야 뭐해. 심심하지.”
  • - “여기선 친구들도 있고,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 - “시원한 데서 장기 두면 좋긴 한데, 눈치 보이고 재미가 없어요.”

 

4. 조용해진 공원, 달라진 풍경

(1) 평화로움 뒤에 감춰진 외로움

깨끗하고 조용해진 공원을 보며 “잘 된 일이야”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실제로 지나가다 보면 공원이 예전보다 정돈되고 단정해진 느낌이 들긴 해요.

하지만 저는 한편으론 마음이 조금 허전했어요. 예전엔 벤치마다 어르신들이 앉아 계셨고, 바둑판 앞에서 왁자지껄하던 웃음소리가 참 정겨웠거든요.

지금은 그 소리가 사라졌고, 그 자리에 고요함만 남았습니다. 물론 모두에게 쾌적한 환경이 중요하지만, 노인분들의 일상과 감정도 함께 존중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5. 앞으로 필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1) 단속보다 더 중요한 건 ‘공존의 방법’

무질서를 방치하는 건 당연히 안 되겠지요. 하지만 그 안에서 건강한 놀이 문화와 어르신들의 취미 활동이 이어질 수 있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 이런 방식은 어떨까요?

  • 1. 바둑·장기 공간을 따로 마련해놓고, 주변에 공공 질서를 지킬 수 있는 관리인 배치
  • 2. 훈수 가능 공간과 조용한 공간을 나누어 구성
  • 3. 정해진 시간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
  • 4. 공원 내 문화 프로그램 연계, 단순한 바둑·장기 외에 다양한 놀이문화 도입

지금은 일단 흩어진 어르신들이 각각의 공간에서 적응 중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공원에서 자유롭게 웃고 떠들며 소통하실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마치며

탑골공원의 변화는 단순한 단속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르신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지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누구나 언젠가 노인이 됩니다. 그때 "어디 가서 바둑 한 판도 못 두고, 눈치만 보며 지내야 한다면" 얼마나 서글플까요.

우리 부모님, 또 언젠가의 우리를 위해서라도 함께 살아가는 공간, 존중받는 취미, 그리고 연결된 일상을 만들어 가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