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중국 운남성 리장, 그 중에서도 고성 위에 자리한 ‘아만 다얀’이라는 호텔을 다녀왔습니다. 리장이라는 도시도 처음이었고, 아만이라는 브랜드의 호텔도 처음이었는데요. 생각보다 훨씬 깊이 있는 경험을 하고 온 느낌이에요. 단순히 ‘좋은 호텔에서 잤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도시의 전통과 리듬, 조용한 역사까지 차분하게 녹여낸 공간에 머물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특히 이 호텔은 ‘다얀 고성’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도시 전경을 온전히 내려다볼 수 있어요. 여행 중 가장 좋았던 순간은, 조용히 마당에 앉아 비 내리는 고성을 바라보던 시간이었답니다. 그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여유로운 시간의 흐름이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줬어요.
1. 리장의 전통 위에 세워진 호텔, 아만 다얀이란?
‘아만 다얀’이라는 이름부터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요. 이곳은 원래 ‘다얀 고성’이라 불리던 리장 고성의 가장 높은 지대에 있는 호텔이에요. 그래서 호텔 이름도 고성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고요. 리장이라는 도시는 나시족이 살아가는 중국 유일의 자치구이며, 고성이라는 특수한 공간 안에 다양한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어요.
(1) 고성을 닮은 호텔 구조
이 호텔은 외형부터 내부까지 모두 나시족의 전통 양식을 닮아 있습니다. 벽면 아래쪽은 화강암으로 마감되어 있고, 곳곳에 복을 상징하는 조롱박 문양이 숨겨져 있어요. 길고 좁은 골목길, 작은 수로, 화강암 바닥까지도 리장 고성의 구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호텔에 들어섰지만, 마치 고성 마을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느낌이라는 거예요. ‘나 아만입니다’ 하고 뽐내기보다는, 조용히 묻어 들어간 느낌이에요. 이게 아만이라는 브랜드의 멋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2) 고성과 상업의 어우러짐
리장은 사실 오랜 세월 동안 무역이 중심이 된 상업 도시였다고 해요. ‘차마고도’라는 고대 교역로의 중요한 중간 지점이었기 때문에, 옛날부터 상인들이 모이고 물자가 오가던 시장 같은 곳이었죠. 지금도 이 도시는 상업적인 분위기가 진하게 남아 있는데요, 어떤 분들은 이걸 두고 ‘너무 상업화됐다’고도 말하지만, 본래의 정체성을 안다면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더라고요.
2. 호텔 그 자체가 하나의 고요한 풍경
‘아만 다얀’은 고요한 언덕 위에 마치 하나의 작은 마을처럼 지어져 있어요. 객실 수는 많지 않고, 안뜰을 중심으로 객실이 네 개에서 여덟 개씩 모여 있는 구조입니다. 제가 묵었던 곳은 ‘코트야드 스위트’였고요, 마침 비가 계속 오는 날이라 안뜰 전체를 혼자 사용할 수 있었답니다.
(1) 나무와 돌이 어우러진 따뜻한 인테리어
객실은 대부분 나무로 마감되어 있었고, 천장 구조도 나시족의 전통 건축방식을 그대로 따랐다고 해요. 창살무늬나 나무 결 하나하나까지도 전통적인 미감이 살아 있어서 참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바닥 난방이에요. 리장이 고산 지역이다 보니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했는데, 온돌처럼 따뜻한 바닥 덕분에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들었어요.
(2) 세심한 디테일에서 느껴지는 배려
작은 안내 책자에는 나시족의 전통 문자와 문화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었고, 객실 키도 마치 옛날 자동차 키처럼 독특한 디자인이었어요. ‘방해 금지’ 표시 하나도 조심스레 만들어진 게 느껴졌고요, 미니바는 술을 제외하고 모두 무료로 제공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소파에 앉아 정원 뷰를 바라보며 쉬던 시간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비가 오는 소리와 조용한 고성의 풍경이 어우러져서, 오히려 비가 와서 더 좋았다고 느낄 정도였답니다.
5.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고요한 호텔
아만 다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조용한 고성 언덕 위에 있으면서도 도심과의 거리가 가깝다는 점이에요. 호텔에서 10분 정도만 걸으면 리장 고성 중심가가 나와요. 밤이 되면 그 골목들이 전부 클럽거리로 변할 정도로 활기찬 곳이더라고요.
물론 호텔 내부에서는 그런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지만, 리장이 원래 상업 중심의 도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시내에선 마라꽃이 담긴 봉지를 들고 다니며 구경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조용한 공간에서 반신욕을 즐기는 시간이 참 대조적이면서도 좋았어요.
(1) 지역과 연결된 아만의 언어
제가 느끼는 아만 호텔의 가장 큰 매력은 ‘지역과 연결된 우아함’이에요. “우리는 전통을 담았습니다”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 도시의 정서와 문화를 체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건물의 소재, 조명의 색감, 안내 책자 하나하나가 다 이유가 있고, 깊이 있는 구조를 품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룸 클리닝도 굉장히 세심하게 이루어져 있었고, 편안함과 안심이 함께 따라오는 느낌이었어요. 심리적으로도 굉장히 안정감 있는 공간이었죠.
마치며
이번 리장 여행에서 아만 다얀은 단순한 숙소 그 이상이었어요. 고요한 마을에 머물며 전통을 이해하고, 지역의 정서를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었거든요. 흔히 여행을 ‘보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곳에서는 조용히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배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호텔, 조용한 자연, 깊이 있는 문화 — 이런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서,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단순히 ‘럭셔리’한 공간이 아니라, 진짜 ‘편안함’이 있는 호텔. 그게 바로 아만 다얀이 가진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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