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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중국 장시성의 숨은 보물, 416m 와불을 따라 걷는 여행 이야기

by 김춘옥 TV 2025. 6. 6.

시작하며

어떤 날은 조용히 자연을 걷고, 마음을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어요. 요즘처럼 일상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은 날엔 더 그렇지요. 얼마 전엔 중국 장시성 이양현에 위치한 아주 특별한 산을 알게 되었는데요.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부처님 형상으로 깎여 있고, 그 길이만 무려 416미터나 된다고 해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천년 세월을 지켜온 부처님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는 곳이랍니다.

오늘은 이곳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1. 천년 동안 숨겨졌던 붉은 산, 그 안에 잠든 와불

(1) 얼마나 클까요? 숫자로 보는 와불의 크기

이 와불, 정말 상상이 안 될 정도로 거대한데요. 실제로 숫자로 보면 그 규모가 더 실감 나요.

📝 숫자로 보는 와불의 규모

  • 전체 길이: 416m
  • 높이 차이: 68m
  • 머리 길이: 50.5m
  • 눈의 지름: 8.6m
  • 입의 너비: 12.3m
  • 발가락 너비: 5m

이 정도면, 정말 산 하나가 통째로 누워 있는 셈이죠. 발가락 하나만 해도 어른 열 명이 나란히 서야 크기가 맞다고 하니, 저절로 감탄이 나와요.

(2) 산이 곧 부처, 부처가 곧 산

이 지역은 단샤 지형이라 불리는 붉은 사암 절벽으로 유명한데요. 마치 그림처럼 곡선이 흐르고, 바위 사이마다 계곡물이 흐르며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내요. 이런 지형에 와불이 새겨져 있어 더 특별해 보이는 것 같아요. 실제로 현지 사람들은 이곳을 “산이 부처이고, 부처가 산이다”라고 표현하더라고요.

(3)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예술과 명상의 공간’

이 와불은 단순한 돌조각이 아니었어요. 석가모니의 열반 장면을 표현한 상징적인 공간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걷다 보면 그 자체가 명상길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2.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맑아지는 여정

(1) 99굽이 물길, 용이 노니는 호수

입구부터 특이했어요. 굽이굽이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롱먼호(용문호)’가 나타나요. 이 호수는 마치 용이 산을 휘감고 도는 것처럼 생겼는데, 실제로 물줄기가 붉은 암벽을 타고 흐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에요.

(2) 발끝부터 머리까지, 와불을 따라 걷는 길

물길을 따라 걸으면 어느새 부처님의 발에 도착하게 돼요. 엄청난 크기의 발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정말 ‘이게 진짜 사람이 조각한 건가’ 싶을 정도였어요.

📝 와불을 걷는 순서로 여행해보세요

  1. 굽이굽이 물길 따라 입장
  2. 붉은 절벽 사이 롱먼호 관람
  3. 와불의 발가락부터 여행 시작
  4. 중간 지점엔 헤라클레스 형상 발견
  5. 마지막엔 부처님 머리에서 전체 조망

이 경로를 천천히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더라고요.

 

3. 천년 고찰 ‘롱먼사’와 ‘남암사’, 역사가 숨 쉬는 절벽 사원

(1) 산 속에 지어진 천년 절, 롱먼사

와불 옆에 있는 롱먼사는 절이라기보단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졌어요. 지붕도, 기둥도 없이 붉은 절벽에 직접 새겨져 있어요. 처음 지어진 건 송나라 시대, 무려 천 년도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2) 삼면이 붉은 바위로 둘러싸인 남암사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엔 또 하나의 절, 남암사가 있어요. 여기는 진나라 시절(약 1,600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유서 깊은 사찰인데, 붉은 바위 절벽 안에 파묻혀 있어요. 규모도 어마어마해서 수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라고 해요.

(3) 단순한 절이 아니라, 불교의 정신을 담은 공간

이 두 절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남종 선불교의 성지로 여겨지는 곳이에요. 특히 남암사 내부에는 석가모니, 관음보살, 문수보살 등 다양한 조각상이 있고, 40여 개의 암석 조각과 벽화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있는 모습이 참 경건했어요.

 

4. 꼭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 몇 가지

📝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 걷기 좋은 날, 하루 일정으로 조용한 명상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 화려한 관광지보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곳을 찾고 싶을 때
  • 가족과 함께 사색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 어르신이나 연세 있는 분들이 좋아할 만한 조용한 여행지를 원할 때
  • 중국 남부 지방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해보고 싶을 때

이런 분들에게는 정말 추천드릴 만한 장소였어요. 저도 사진보다 눈으로 직접 본 모습이 훨씬 감동적이었답니다.

 

마치며

와불을 따라 걸었던 하루는 마치 제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명상 같은 시간이었어요. 고요한 물길, 부처님의 발가락 아래를 지나 머리까지 오르는 여정, 그리고 절벽 속에 숨겨진 천년 고찰들…

이 모든 풍경이 제게 말없이 이렇게 전해주는 것 같았어요. ‘잠시 멈춰도 괜찮아. 천천히,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