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며칠쯤 머물면 적당할까? 많은 여행자들이 태국 비자 발급을 위해 잠시 들르는 이곳에서, 어느새 8일째 머무르게 된 실제 체류 일상을 살펴보면 그 답이 조금은 보입니다. 계획 없이 길어진 체류, 익숙해진 호텔 조식, 그리고 점점 줄어드는 외식 선택지까지—단기 여행과 장기 체류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습니다.
1. 라오스 비엔티안, 장기 체류자들의 현실
비엔티안에 도착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태국 DTV 비자 발급을 위한 체류였죠. 대부분의 여행자처럼 며칠 머물다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비자 인터뷰 일정이 생각보다 늦어지며 체류가 길어졌습니다. 예상보다 길어진 시간은 여행을 체류로 바꾸었고, 그 속에서 다양한 경험과 불편함도 함께 다가왔습니다.
(1) 호텔이 ‘집’이 되는 순간
처음엔 하루 이틀 머무를 생각이었기에, 선택한 호텔은 작고 아담한 곳이었습니다. 조식이 제공되는 구조였고, 조식 메뉴는 매일 닭죽과 계란, 소시지, 빵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조식이 7일째 반복되면서, 익숙함이 아침의 안도감이 되었습니다.
(2) 외식은 쉽지 않았다
비엔티안의 시내라고 불리는 지역도 우리나라의 지방 소도시보다 한산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점심과 저녁 외식을 하려고 해도 선택지가 많지 않고, 있는 식당도 소수만 운영 중이었습니다. 낮 시간에는 너무 더워서 문을 닫는 가게도 많고, 일부 로컬 식당은 위생이나 구성에서 망설여지는 곳도 있었습니다.
(3) 가격 대비 기대에 못 미치는 식사들
비엔티안 물가는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특히 태국 북부 소도시와 비교하면, 식사 한 끼 가격이 오히려 더 높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인 기준에서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를 하려면 최소 3만~4만킵, 한화 2,500원~3,500원 정도는 필요했으며, 퀄리티 대비 비싼 느낌이 강했습니다.
2. 우리가 실제로 먹었던 식사들
비엔티안 체류 중 먹은 음식은 단순히 ‘한 끼 때우기’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 매일의 식사, 이렇게 해결했습니다
식사 시간 | 대표 메뉴 | 장소 | 느낀 점 |
---|---|---|---|
아침 | 닭죽, 계란, 소시지, 빵 | 호텔 조식 | 가장 안정적이고 든든한 끼니 |
점심 | 반미, 라면, 김치 | 숙소에서 직접 해결 | 배달이 어려워 즉석식 위주 |
저녁 | 중국식 물만두, 볶음밥, 볶음요리 | 중국 음식 배달 | 맛있고 양 많지만 배달처 한정 |
✔ 이렇게 해서 버텼습니다
- 라면은 생존 식사: 주변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을 때는, 진퉁이든 짭퉁이든 라면이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 중국 음식이 구세주: 맵고 자극적인 맛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아서, 배달 가능한 중국식 물만두와 볶음 요리는 가장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 호텔 조식이 큰 힘: 아침을 확실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안정적인 요소였습니다.
3. 비엔티안의 분위기와 생활 편의 시설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수도지만, 우리가 상상하던 '수도'의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1) 시내 한복판에도 조용한 거리
비엔티안 시내는 낮에는 사람 하나 보기 어려운 거리가 대부분입니다. 대부분의 가게가 낮에 문을 닫고, 기온이 내려가는 밤이 되어서야 사람들이 조금씩 나옵니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정적인 시골 도시 같은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2) 카페와 통신사도 꼭 들러야 할 곳
우연히 발견한 한 카페는 메콩강을 바라볼 수 있는 구조로 잘 꾸며져 있었고, 라오스에서 흔치 않은 쾌적한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유심 기간이 생각보다 짧아져 연장하러 통신사를 다시 방문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체류 일정이 길어질수록 이런 ‘생활 요소’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3) 대형 마트는 거의 없고 편의점도 미비
가장 놀랐던 부분은 편의 시설의 부족이었습니다. 미니마트 수준의 상점에는 유통기한이 표기되지 않은 제품도 있고, 포장도 부실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생활 편의는 여기서 거의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4. 비엔티안 야시장에 다녀와서 느낀 점
야시장이라고 해서 기대하고 갔던 매콤강 시장은 우리가 익숙한 ‘야시장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 우리가 다녀본 매콤강 시장의 특징
- 음식보다 생필품 위주 매장 구성
- 야시장인데도 메콩강이 안 보임
- 문 닫은 가게가 많아 휑한 분위기
- 놀이기구, 무대 공연 등은 있었지만 사람이 거의 없음
결과적으로 '시장 구경'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느낌이었고,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현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더 많은 듯했습니다.
마치며
비엔티안에서의 8일은 계획하지 않았지만 경험하게 된 체류형 여행의 현실을 보여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관광객이 아닌 생활자의 시선으로 본 라오스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불편함도 명확히 존재했습니다. 특히 식사나 숙박, 이동 등 일상적인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장기 체류를 계획 중이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았습니다.
이 글이 라오스 비엔티안 체류를 고민하는 분들께 현실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비자 인터뷰를 마치고 이동한 이후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어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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