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봄날 당진 여행기|장고항수산 실치회 먹고 10cm 라이브 즐긴 하루

by 김춘옥 TV 2025. 4. 22.

시작하며

봄마다 충남 당진 장고항에서는 실치축제가 열린다. 실치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이 시기, 오랜 궁금증을 안고 장고항을 찾았다. 예상 밖으로 또봄면천 축제에서 10cm의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었던 덕분에 더욱 기억에 남는 하루였다. 실치회 첫 경험, 축제 풍경, 그리고 봄날의 분위기까지, 모두 담아본다.

 

 

1. 뜻밖의 축제, 또봄면천에서의 시작

실치는 작년부터 꼭 한 번 맛보고 싶었던 해산물이었다. 봄이 제철이라는 얘기를 들은 후, 실치 시즌이 되기를 기다렸고, 드디어 지인들과 함께 당진으로 향했다. 처음엔 단순히 실치를 먹는 게 목표였지만, 함께 간 친구가 “봄이면 꽃도 봐야지”라고 말한 한마디에 면천 쪽으로 먼저 향하게 됐다.

면천에 도착하자 마침 지역 봄 축제인 또봄면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도로에 차량이 많은 이유를 그제야 알게 됐다. 주차 공간을 찾느라 애를 좀 먹었지만, 행사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우연히 받은 행사 팸플릿에서 눈길을 끈 정보는 오후 4시에 진행되는 10cm 공연 소식이었다. 이걸 놓칠 수 없었다. 당장 근처 식당을 찾아 늦은 점심을 먹고 공연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짠지식당이라는 이름의 가게에서 ‘짜글이’를 주문했다. 처음엔 김치찌개 스타일을 떠올렸는데, 실제로는 고기가 풍성하게 들어간 칼칼한 찌개 형태였다. 예상했던 맛은 아니었지만, 든든하고 구수한 맛 덕분에 모두 만족했다.

 

2. 10cm 공연, 봄과 딱 어울리는 무대

점심을 재빨리 마치고 행사장으로 돌아오니, 무대 앞엔 이미 사람들이 가득했다. 다행히 리허설 시간에 맞춰 돌아온 덕분에 리허설부터 무대까지 차분히 지켜볼 수 있었다.

공연은 10cm 특유의 감성 가득한 노래들로 가득했다. 그라데이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고백, 아메리카노, 스토커 같은 대표곡들은 물론이고, 따뜻한 계절과 어울리는 곡들이 이어졌다. 봄 날씨와 감미로운 라이브가 어우러져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무대였다.

 

3. 장고항으로 이동, 실치회 첫 경험

공연을 즐긴 후 본래 목적지였던 장고항으로 이동했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며 관광객이 빠져 회센터 주변은 한결 한산해 있었다. 회센터는 매일 오전 8시에 문을 열고, 요일별로 운영 시간이 조금씩 다르다. 우리가 도착한 일요일에는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고 안내돼 있었다.

현장에서 판매하는 실치회 가격은 4만원으로 고정된 듯 보였고, 포장과 식사 모두 가능했다. 생선 종류도 다양했고, 각 수산 가게마다 손님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장고항수산’. 이곳은 실치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메뉴 선택에 도움을 주는 등 전반적인 응대가 인상 깊었다. 식사 내내 실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들을 수 있어 처음 먹어보는 입장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4. 실치회와 도다리회, 그리고 사장님의 깜짝 서비스

주문한 실치회는 야채무침 위에 실치가 듬뿍 얹혀 나오고, 그 위엔 고소한 참기름과 견과류가 뿌려져 있었다. 입에 넣었을 때의 첫인상은 ‘부드럽다’였다. 예상했던 서걱한 느낌은 없었고, 오히려 식감이 매끄러웠다. 바다 내음은 은은했고, 씁쓸한 뒷맛이 약간 남았지만 부담스럽지 않았다.

도다리회도 함께 주문했는데, 탱글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실치와 도다리를 번갈아 먹는 재미도 있어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고마웠던 건 사장님의 서비스였다. 멍게, 해삼, 전복을 별도로 내어주셨고, 실치볶음도 테이블마다 소량 제공해주셨다. 볶음은 달큰하고 짭짤한 맛에 밥을 부르기 딱 좋은 맛이었다. 이미 배가 불러 공깃밥은 참았지만, 다음에는 꼭 함께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다음엔 더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장고항

이번 방문은 실치축제 메인 기간보다 조금 이른 시점이라 행사 분위기를 완전히 누리긴 어려웠다. 또, 면천과 장고항을 동시에 들렀던 탓에 시간도 촉박했다. 하지만 첫 실치회를 맛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였다.

실치 외에도 실치전, 실치국 같은 메뉴가 있었지만 배가 불러 시도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다음에는 아침 일찍부터 여유 있게 방문해 매운탕과 전까지 다양하게 즐겨볼 생각이다. 축제를 천천히 둘러보고, 포장도 더 여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루 계획을 넉넉히 잡아야겠다고 느꼈다.

 

마치며

 당진 여행은 계획한 것보다 훨씬 풍성했다. 실치를 맛보는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이었고, 뜻밖의 10cm 공연까지 겹쳐 완벽한 봄날을 보냈다. 실치는 부드럽고 부담 없는 맛으로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장고항은 확실히 봄이 더 어울리는 곳이었다. 다음엔 실치전과 국까지 포함해 더 다양한 메뉴를 즐기러 다시 찾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