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건축과 예술이 만난 공간

by 김춘옥 TV 2025. 3. 7.

시작하며

미국 동부의 대표적인 도시 보스턴은 역사와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국공립 박물관뿐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미술관도 많아,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많다. 이러한 점은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을 살 정도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Isabella Stewart Gardner Museum)을 소개하려 한다. 이 미술관은 독특한 역사와 아름다운 건축, 수준 높은 컬렉션을 보유한 곳으로, 보스턴에서도 주목받는 장소이다.

이름만 보고 정원 관련 박물관이라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라는 설립자의 이름을 딴 곳이며, 실제로는 예술 작품들을 중심으로 한 미술관이었다. 식물 블로거로서 정원 박물관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방문했지만, 예상과는 다른 매력을 만난 곳이었다.

 

1.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기본 정보

ㅇ 위치 : 25 Evans Way, Boston, MA 02115 미국

ㅇ 영업시간 : 월~금 11:00~17:00 (목요일 21:00 종료, 화요일 휴무), 토~일 10:00~17:00

ㅇ 입장료 : 일반(Adults) 22달러, 시니어(65세 이상) 20달러, 대학생(Students) 15달러, 17세 이하/멤버 무료

ㅇ 설립자 :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ㅇ 개관연도 : 1903년

ㅇ 미국 최초의 사립 미술관

ㅇ 특징 : 보스턴 펜웨이 지역에 르네상스 풍 베네치아 궁전을 모델로 한 건축물

ㅇ 2012년 렌조 피아노 설계의 부속 동 추가

ㅇ 소장품 :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의 회화, 조각, 장식미술품 등

ㅇ 정기 프로그램 : 전시회, 강의, 가족 프로그램 운영

 

2. 설립자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의 배경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는 영국 스튜어트 왕가의 혈통을 이어받은 귀족 출신이었다. 이후 미국의 부유한 가드너 가문과 결혼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에 대한 관심을 깊이 가지게 되었다.

결혼 이후 예술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던 그녀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다양한 예술 작품을 직접 수집했고, 자신이 수집한 작품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보스턴 펜웨이 지역에 미술관을 세웠다. 미술관 건물은 르네상스 풍 베네치아 궁전을 모델로 삼아, 건축물 자체도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었다.

 

3. 1990년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도난 사건

1990년에는 이 미술관에 강도가 침입해 미술품 13점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난당한 작품들의 가치는 현재 약 6억 달러, 한화 약 9,000억원에 이른다.

도난당한 대표 작품은 다음과 같다.

  • 렘브란트(Rembrandt)의 유일한 바다 풍경화 '갈릴리 바다의 폭풍(The Storm on the Sea of Galilee, 1633)'
  • 요하네스 베르미어(Johannes Vermeer)의 '연주회(The Concert, 1664)'
  •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의 '토르투니의 초상화(Chez Tortoni, 1870년)'

미술관에서는 사건 발생 직후 500만 달러의 보상금을 내걸었으며, 2017년에는 보상금을 1,000만 달러(한화 약 150억원)로 상향했다.

현재 도난당한 미술품이 걸려 있던 자리에는 빈 액자만 걸려 있다. 이는 단순한 빈 공간이 아니라, 잃어버린 작품들이 언젠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4.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상세 후기

처음에는 정원 박물관인 줄 알고 방문했다. 식물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정원이 있는 박물관이라면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입구로 들어가 왼쪽으로 가면 매표소가 있다. 성인 입장료는 22달러로, 한화로 약 3만원 정도였다.

박물관 규정상 큰 가방과 겉옷은 입장 전에 맡겨야 한다. 당시에도 안쪽에 정원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안심하고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건물 안 정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식물들도 매우 다양했다. 마치 식물원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특이하고 아름다운 식물들이 많았다.

이런 공간을 중정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건물과 정원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정원을 감상한 후, 시선을 돌려보니 다양한 예술 작품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유럽 작품뿐만 아니라 동양 작품들도 꽤 많이 전시되어 있어,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보니 각 방마다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오래된 유럽식 방들은 마치 영화에서 보던 고풍스러운 분위기였고, 웅장한 느낌이 감돌았다.

미술에 대한 깊은 지식은 없지만, 감탄을 연발하며 사진을 남겼다.

 

2층과 3층에서 내려다보는 중정은 더욱 아름다웠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정원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전시실을 둘러보며 느낀 점은 입장료 3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이었다.

미술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오래된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공간의 분위기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줬다.

화려한 OLED 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모두 자연광과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들어진 장면들이었다.

보스턴에서 추천할 만한 장소 중 하나로, 너무 어린 아기보다는 초등학생 이상 자녀들과 함께 방문해도 좋은 곳이다.

 

마치며

보스턴은 규모가 크지 않아 며칠만 머물러도 주요 관광지를 다 둘러볼 수 있는 도시이다. 그렇다 보니 일정 중간에 살짝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럴 때 박물관이나 근교 여행을 계획하면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은 그런 의미에서 보스턴 여행 중 꼭 들러볼 만한 장소로, 예술과 건축, 정원이 어우러진 독특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역사적 사건까지 더해져 이야깃거리가 많은 곳이니, 보스턴에서 색다른 장소를 찾고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