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인천 계양산 둘레길 탐방: 역사, 문화, 그리고 자연의 조화

by 김춘옥 TV 2025. 3. 3.

시작하며

계양산은 인천 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산으로,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이 길을 걸으면 계양산성 박물관을 비롯해 피고개, 징매이 고개, 중심성 터 등 다양한 역사적 장소를 지나게 된다. 또한, 시민들이 지켜낸 숲과 생태 환경을 체험할 수 있어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이번 글에서는 계양산 둘레길의 주요 포인트를 소개하고, 걷는 방법과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겠다.

 

 

계양산성 박물관과 둘레길의 시작

계양산 둘레길은 계양산성 박물관에서 시작된다. 이 박물관은 계양산성에서 발굴된 유물뿐만 아니라 한국의 산성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또한, 계양구 지역의 변천사를 조명하고, 과거 주민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영상 및 지도도 전시되어 있어,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계양산은 인천 북부 지역에서 중요한 녹지 공간이며, 부평과 계양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 둘레길은 계양산의 둘레를 따라 이어지는 코스로,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둘레길을 걷는 동안 계양산의 울창한 숲을 지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계양산성이 품고 있는 오랜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계양산성은 삼국 시대에 축조된 산성으로,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해왔다.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도 지속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외세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중요한 방어선이었다. 현재는 성벽 일부만 남아 있지만, 과거의 흔적을 따라가며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렇게 둘레길의 첫 출발점에서는 자연경관과 함께 깊이 있는 역사적 의미를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서 둘레길을 걷게 되면, 그 길 위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 마을 제사와 도당굿

계양산 자락에서는 예로부터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통적인 마을 제사가 열리곤 했다. 이를 도당굿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마을 주민들이 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전통 행사이다.

과거에는 정월 초나 가을 수확철에 도당굿을 열었으며, 마을 주민들이 함께 비용을 부담하고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은 마을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으며, 도당굿을 통해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고 축제 분위기를 즐기곤 했다.

도당굿은 동제와 달리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였다. 동제는 주로 남성들이 중심이 되어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던 반면, 도당굿은 축제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중부 지방의 여러 마을에서도 볼 수 있었으며, 계양산 자락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현재는 이러한 전통적인 마을 제사가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의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시민들의 노력으로 지켜낸 솔바 쉼터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청수수목원과 고랑고개를 지나게 된다. 이곳을 지나면 ‘솔바 쉼터’라는 공간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원래 골프장 개발이 추진되었던 장소였다.

2006년 한 기업이 계양산에 골프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곳의 자연환경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를 막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반대 운동을 펼쳤다. 일부 시민들은 나무 위에서 농성을 벌이며 개발을 저지했고, 또 다른 이들은 단식 투쟁을 하며 자연을 지키기 위해 힘을 보탰다.

결국 2018년 골프장 조성 사업이 최종적으로 무산되었고, 이곳의 숲과 생태 환경이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시민들이 스스로 자연을 지키기 위해 행동한 결과, 현재의 솔바 쉼터가 탄생한 것이다.

이곳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숲을 감상하며, 시민들이 자연을 지키기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을 되새겨볼 수 있다.

 

 

 

 피고개: 힘든 여정의 시작

둘레길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구간 중 하나가 ‘피고개’이다. 이곳은 검암동과 시천동을 연결하는 고개로,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전해지는 이야기 중 하나는 조선 시대 정진사라는 인물이 억울하게 삭탈관직을 당한 후 이 고개를 넘다가 피를 토하고 숨졌다는 설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이 고개가 워낙 힘들고 가파른 길이었기 때문에, 이를 넘는 사람들이 피를 토할 정도로 고생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피고개는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급하고 바위가 많아 오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둘레길을 걸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구간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힘든 구간을 넘어서면 그만큼 보람도 크며, 이후의 길이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징매이 고개와 중심성 터

피고개를 지나면 징매이 고개가 나온다. 이곳은 고려 시대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길로, 원나라의 간섭이 심했던 시기에 매사냥을 위해 활용되었다.

징매이 고개라는 이름은 ‘매를 징발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는데, 고려 충렬왕 시기 원나라에 바칠 매를 잡기 위해 사람들이 이곳을 넘나들었다고 한다. 당시 백성들은 강제로 매사냥에 동원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겪었다.

고개를 지나면 중심성 터에 도착하는데, 이곳은 조선 후기 부평 부사가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새롭게 성을 쌓은 곳이다. 백성들은 직접 돈을 모아 부족한 비용을 충당했고, 성을 쌓기 위해 돌을 나르는 등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현재 중심성은 성벽 일부만 남아 있지만, 이곳을 지나며 당시 백성들이 힘을 모아 지켜낸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계양산 장미원과 이규보 시비

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에는 계양산 장미원이 있다. 이곳에서는 사계절 내내 장미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봄과 여름에는 다양한 색상의 장미가 활짝 피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장미원에는 고려 시대 문신이자 문장가인 이규보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그는 계양도호부의 부사로 재직하면서 백성들의 삶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시를 남겼다. 그의 시에는 백성을 위한 마음이 담겨 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장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역사 속 인물들의 흔적을 되돌아볼 수 있다.

 

마치며

계양산 둘레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인천의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계양산성 박물관에서 출발하여 피고개, 징매이 고개, 중심성 터, 계양산 장미원까지 이어지는 이 길을 걷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길은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계양산 둘레길을 걸으며, 역사적 의미와 자연의 가치를 함께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계양산둘레길 #인천트레킹 #자연과역사 #계양산성박물관 #장미원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