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서휴재 숙소 후기, 반려견과 가족 모두 만족한 단체펜션
시작하며
봄이 되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질간질해진다. 특히 경주는 따뜻한 날씨와 벚꽃이 어우러지는 시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다. 그런데 이번 경주 여행은 조금 특별했다. 반려견과 함께 묵을 수 있는 펜션을 찾다가 알게 된 ‘서휴재’라는 곳.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곳 덕분에 가족 모두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1. 첫 인상부터 감성 가득한 정원
서휴재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넓게 펼쳐진 마당과 정원이었다. 벚꽃나무 한 그루와 잘 관리된 화분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정원 한 켠엔 사진 찍기 좋은 자리가 여럿 마련돼 있었다. 늦은 저녁에 도착한 터라 풍경을 제대로 담지 못한 게 조금 아쉬웠다. 낮에 왔으면 사진을 훨씬 더 많이 남겼을 텐데 말이다.
이곳은 마당이 꽤 넓은 편인데, 반려견이 스트레스 없이 뛰어놀기에도 좋을 정도다. 평소 애견동반 숙소라고 해도 마당이 제한적이거나 제약이 많은 경우가 있는데, 서휴재는 그런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2.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밤 풍경
낮의 서휴재가 차분하고 정갈한 느낌이었다면, 밤에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조명이 하나씩 켜지면서 공간 전체가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특히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 마시는 그 시간이 정말 좋았다. 조용한 동네라 그런지 주변이 고요하고, 반려견과 함께하는 밤 산책도 꽤 여유로웠다.
3. 거실과 주방, 생활의 중심 공간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거실과 주방은 마치 하나의 넓은 공간처럼 연결돼 있었다. 따뜻한 조명 아래, 원목 느낌의 가구들이 잘 어우러져 있었고, 필요한 조리도구나 식기들이 거의 다 갖춰져 있었다. 냉장고를 열었을 때 기본 양념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저녁은 외부에서 해결하고 돌아왔지만, 아침은 아이들과 함께 이 공간에서 간단하게 준비해 먹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야외 테이블에서 햇살 맞으며 조식도 괜찮았을 것 같다.
4. 취향 따라 고를 수 있는 3개의 방
서휴재는 방이 세 개인데,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하나는 침대가 놓인 방으로, 금실 침구에 전기장판까지 마련돼 있어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강했다. 또 다른 방은 전통적인 한옥 감성이 살아있는 온돌방이었는데, 고가구와 전통 소품들이 놓여 있어 마치 한옥 체험을 하는 듯했다.
마지막 방은 통창이 크게 나 있어 자연광이 잘 들어오고 전망이 참 좋았다. 이 방은 특히 낮과 밤에 풍경이 완전히 달라져서 그 차이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세 가족이 함께 와도 각자 방 하나씩 쓸 수 있을 만큼 공간이 충분했고, 독립적인 구조라 불편함 없이 나눠 쓸 수 있었다.
5. 욕실도 두 개, 넉넉하고 깔끔하게
서휴재에는 욕실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거실 옆, 또 하나는 침실 옆에 위치해 있었는데 두 곳 다 공간이 꽤 넓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어메니티가 정말 알차게 준비돼 있었다는 것. 폼클렌징, 치약, 샴푸, 린스, 바디워시, 비누, 바디로션까지 빠짐없이 구비돼 있어 따로 챙겨 올 필요가 없었다.
헤어드라이어도 성능이 괜찮아서 머리 말리는데 전혀 문제 없었고, 물도 따뜻하게 잘 나왔다. 다녀온 숙소 중에서도 위생 상태나 편의 시설 면에서는 꽤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6.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다락방 같은 복층 공간
거실 위쪽에는 다락방처럼 생긴 복층 공간이 하나 있었다. 이 공간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구조였다. 울 아이도 이곳에 올라가 책도 읽고, 혼자 조용히 누워 쉬기도 하면서 시간을 잘 보냈다.
이 다락방은 그냥 재미로만 있는 게 아니라 활용도도 높은 공간이었다. 소규모 파티를 하거나 지인들과 조용히 모임을 가지기에도 괜찮았고,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많았다. 실제로 이곳에서 브라이덜 샤워나 베이비샤워 같은 이벤트를 해도 꽤 예쁘게 연출될 것 같았다.
7. 하루는 너무 짧다, 연박을 추천하는 이유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서휴재는 하루만 묵기엔 아깝다. 마당도 넓고, 실내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충분히 즐기려면 최소 이틀은 필요하다고 느꼈다. 입실 시간은 오후 3시였고, 퇴실은 오전 11시였는데, 하루 묵고 나가려니 아쉽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아침을 차려 먹었는데, 이 식사마저도 힐링의 연장선 같았다. 조용한 마당과 햇살 가득한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8. 반려견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무엇보다 서휴재의 큰 장점은 반려견도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마당이 넓어 뛰어놀기 좋고, 주변 환경도 조용해서 산책하거나 놀기에 부담이 없다. 애견동반 숙소에서 종종 겪게 되는 제약이나 불편함 없이, 가족 모두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물론, 입실 전에 반려동물에 대한 숙소 규정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런 부분은 숙소에서 따로 공지된 내용을 잘 참고하면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다.
마치며
이번 경주 여행에서 서휴재를 선택한 건 정말 좋은 결정이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은 늘 숙소가 걱정되기 마련인데, 여기는 가족 단위는 물론,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에도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각 공간마다 주는 분위기와 배려가 느껴지는 구성 덕분에 숙박 자체가 하나의 힐링이 됐고, 다음에 경주를 찾게 된다면 또다시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마당 넓고, 방 많고, 조용하고, 분위기 좋고... 딱 내가 찾던 그런 숙소였다.